OC 라데라 랜치 시모씨 주택 청소년들 공격
주민들 자발적 감시단 조직 가족 지켜줘 화제
데이브 민 의원, 규탄 결의안 주의회 상정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오렌지카운티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추정 주택이 청소년들의 지속적인 인종증오 공격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자경단을 조직하고 나서서 이 가족을 지켜줘 화제가 되고 있다.
20일 KCAL9이 보도한 감시카메라 영상을 보면 OC 라데라 랜치 지역의 시모씨 집에 10대 청소년들이 밤이 되면 집을 노크하거나 돌을 던지고 인종적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현관에 음란물을 남기는 등 거주자들을 괴롭혀왔다. 이들은 감시카메라에 얼굴을 들키지 않기 위해 카메라에 빛을 쏘며 접근하기도 했다고 KCAL 방송은 전했다.
시씨는 “셰리프국 여러번 신고했고 경관들이 7번이나 이곳에 왔었다”고 전했다. 셰리프국은 시씨에게 카메라와 펜스를 설치하라고 권하고 순찰을 강화했지만 여전히 공격은 계속됐다.
이에 보다 못한 이웃들이 나섰다. 커뮤니티 페이스북을 통해 시씨의 집을 보호할 감시단을 자발적으로 꾸려 그의 집 밖에 임시 캠프를 차리고 교대로 경계 근무를 선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효과가 있었다. 시씨는 “이웃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있다”며 “더 지켜봐야 겠지만 지난 5일간 아무도 현관문을 두드리지 않고 평화롭게 밤을 보냈다”고 전했다.
한 이웃은 “우리를 보고 돌아선 10대들을 수차례 목격했다”고 밝히고, “이 조치가 그들을 영원히 멈추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이 가족이 잠시라도 평화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씨 가족을 괴롭혀 온 자들의 신원을 밝히기 위해 감시카메라 영상을 토대로 수사 중이다.
아시안 증오 범죄가 심각해지자 정치권의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19일 연방 하원 아시아태평양 코커스(CAPAC·의장 주디 추)는 화상회의를 열고 아시안 증오범죄를 규탄하고, 청문회를 개최하는 등 대응책을 논의했다.
또 데이브 민 캘리포니아 주 상원의원은 아시안 증오범죄 규탄 결의안(SR 12)을 주 의회에 상정한다고 민 의원 사무실이 18일 밝혔다. 정부가 입장을 분명히하고 크게 공표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다. 결의안에는 주 상원은 아시안들의 증오범죄를 비난하며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또는 이후에도 아시안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일 지난 LA 차이나타운 인근 LA 히스토릭팍에서는 아시안 결속을 위한 비공식적인 임시위원회, ‘스탠드 포 아시안 솔리다리티’(Stand For Asians Solidarity)이 아시안 증오범죄와 인종차별에 항의하며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행진에는 300명 정도가 모인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CAPAC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시작 이후 3,000건 이상의 아시안 증오범죄가 보고됐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