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폭주 기관차처럼 질주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염성이 더 강한 영국발 변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미 미국 지역사회에서도 퍼지고 있어 불씨는 언제든 살아날 수 있지만, 일단 겨울철 대유행의 한고비는 넘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CNN은 22일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를 분석한 결과 이번 주 미국에서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주보다 2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 시작 뒤 주간 감소율로는 가장 큰 폭이다.
20일 기준 최근 1주일간의 하루 평균 감염자는 19만4,000여명으로 수주째 20만명 선을 상회하던 것에서 내려왔다. 물론 19만여명은 여전히 많은 숫자다.
또 21일 기준 50개 주 가운데 43개 주에서 신규 감염자가 전주보다 10% 이상 감소했다고 CNN은 분석했다. 메인·뉴저지·텍사스·버몬트 등 6개 주는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고, 버지니아주 한 곳만 10% 넘게 증가했다.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에 따르면 21일 기준 1주일 평균 코로나19 검사 양정 판정 비율은 9.81%로 집계돼 지난해 11월 말 이후 처음으로 10% 아래로 내려갔다.
다만 몇 주의 시차를 두고 감염자 증감 추이를 뒤따라가는 후행 지표인 사망자 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일 역대 두 번째로 많은 4,377명의 사망자가 나온 데 이어 21일에는 3,955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대통령 수석보좌관까지 맡게 된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올여름이 끝날 때까지 성인의 70∼85%에 백신을 맞힐 수 있고 맞혀야 한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그 경우 올가을께 정상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CNN은 산술적으로 매일 100만명씩 백신을 맞는다면 올해 말까지 미국 성인의 75%를 상대로 2차례씩 접종을 끝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루 100만명은 취임 후 100일까지 1억명에게 백신을 맞힌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필요한 접종 속도다.
다만 일부가 존슨앤드존슨의 백신처럼 1회만 접종해도 되는 백신을 맞는다면 이런 일정표는 단축될 수 있다.
파우치 소장은 미국이 하루 100만명 접종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접종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목표가 정해졌지만 거기에 고착될 필요는 없다"며 "그보다 더 잘할 수 있다면, 개인적으로 그럴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그럼 아주 좋다"고 말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1일 오전까지 미국에서는 3,796만회분의 백신이 배포됐고 이 중 1천754만6천회분이 접종됐다. 239만4,000여명은 2차 접종까지 마친 상태다.
파우치 소장은 또 백신 접종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도록 도와줄 뿐 아니라 변이도 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바이러스는 자기복제를 하지 않는 한 변이를 일으키지 않는다"며 "만약 아주 좋은 백신 접종 캠페인으로 이를 억제할 수 있다면 사실상 변이로부터 나올지 모를 해로운 영향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대는 22일 미국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2,469만4,000여명, 누적 사망자 수를 41만1,000여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