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주택 시장이 과열된 시기에 집을 살 때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쉽지 않다. 급하게 집을 사다 보니 집을 구입한 뒤 느끼는 후회도 만만치 않다. 감당하기 힘든 가격대의 집을 덜컥 구입하기도 하고 마치 무엇에 홀린 듯 상태가 불량한 매물이 좋아 보이기도 한다. 

너무 서둘러 주택을 구입한 것을 후회하는 바이어를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밀레니엄 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층 바이어들 사이에서 특히 후회의 목소리가 높다. 온라인 재정정보 업체 뱅크레잇닷컴이 최근 집을 구입한 바이어들이 무엇 때문에 많이 후회하는지 알아봤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으려면 이성적 판단 필수
주택 보유 비용 간과에 대한 후회 많아

 

◇ 젊은 바이어일수록 후회 많아

주택 구입 후 느끼게 되는 후회는 무리한 구입에 따른 재정 부담과 구입한 뒤에 발견하게 된 결함 때문일 때가 가장 많았다. 특히 최근 주택을 구입한 바이어들의 후회가 많아진 데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한몫을 톡톡히 했다. 

팬데믹이란 특수한 상황 탓에 집을 직접 가보지도 않고 구매 계약서를 체결하는 ‘대담한’ 바이어가 많아졌다. 또 구입 경쟁에서 일단 이기고 보자는 심리로 바이어 보호 조항을 포기하는 ‘무모한’ 바이어가 늘어난 것도 후회가 많아진 이유다. 

주택 구입을 후회하는 경향은 주택 구입 경험이 적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25세~40세 사이의 밀레니엄 세대 구입자 중 주택 구입을 후회한다는 비율은 무려였다. 반면 나이가 지긋한 베이비 부머 세대(57세~75세) 중에는 주택 구입 후회 비율이 약 33%로 낮았다.   

 

◇ 주택 수리비 모아 둘 걸 

주택 구입 뒤 가장 많이 후회되는 것은 주택 보유에 따른 비용을 잘 파악하지 못한 점이다. 주택 구입 뒤 날아드는 각종 청구서를 보고 놀라게 되는데 젊은 층에서 이 같은 후회가 많이 터져 나왔다. 일단 주택 소유주가 되고 나면 기쁨도 잠시 각종 비용 부담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다달이 납부하는 모기지 페이먼트 외에도 재산세, 주택 보험료, ‘주택 소유주 협회’(HOA)가 운영되는 단지의 경우 관리비 등의 비용이 있는데 모두 비용이 만만치 않다. 

정기적으로 나가는 비용 외에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결함에 대한 수리 비용은 금액을 미리 예상하기도 어렵다. 밀레니엄 세대 중 약 20%는 이처럼 부담스러운 주택 보유 비용 때문에 주택 구입이 후회된다고 했는데 연령대가 낮은 세대(25세~31세)일수록 후회 비율은 약 26%로 높았다. 마크 하믹 뱅크레잇닷컴 선임 애널리스트는 “주택 관련 비용을 대비하지 않았다가 주택 구입 뒤 갑자기 놀라는 경우가 많다”라며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을 별도로 준비하는 것이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하는 것만큼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재산세, 보험료, 관리비 등은 어느 정도 금액을 예측할 수 있는 비용이다. 반면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결함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주택 구입 전 실시한 홈 인스펙션 보고서를 참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에스크로 기간 중 발급받는 홈 인스펙션 보고서를 주택 구입 뒤 정기적으로 검토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미리 파악할 수 있고 수리 비용 마련에도 도움이 된다. 

 

◇ 이자율 쇼핑 좀 더 할 걸

모기지 이자율 때문에 주택 구입에 나선 경우도 많다. 사상 최저 수준의 이자율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치솟는 주택 가격에도 불구하고 주택 구입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낮은 이자율을 받았더라면’하고 후회하는 바이어가 많았다. 

밀레니엄 세대 바이어 중 약 12%는 모기지 대출에 적용받은 이자율이 너무 높다는 불만을 털어놓았고 약 13%는 적정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한 이른바 ‘바가지 구입’에 대한 후회를 고백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자율이 아무리 낮아도 더 낮은 이자율을 제시하는 대출 은행을 찾기 위한 발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자율이 이미 낮은데 조금 더 낮춘다고 무슨 차이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바이어들은 주택 구입 뒤 십중팔구 후회가 뒤따르게 된다. 이자율을 조금만 낮춰도 만기까지 절약할 수 있는 이자액만 수천 달러에 달한다. 

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 프레디 맥이 2018년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주택 구입 시 다른 대출 은행으로부터 이자율 견적을 한 번 더 받아본 바이어는 대출액 25만 달러 기준 평균 약 1,435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 대출 은행을 한 군데 더 알아본 바이어 중 약 80%가 절약한 이자액은 최고 약 2,086달러에 달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발품을 팔면 팔 수록 절약되는 이자액은 커졌다. 대출 은행 5곳으로부터 이자율 견적을 받은 바이어가 절약한 이자액은 최고 약 3,904달러까지 높아졌다.

 

◇ 너무 큰(작은) 집을 산 것 같아

너무 서둘러 주택을 구입한 탓에 주택 조건과 관련된 후회도 적지 않았다. 주택을 구입한 뒤에 ‘이 집이 나와 맞지 않는다’라고 하소연해 봐야 뾰족한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경쟁이 심해도 신중한 구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주택 조건과 관련된 후회 역시 밀레니엄 세대 바이어 중에서 가장 많았다. 

지나치게 큰 집을 구입했다고 후회한 밀레니엄 세대 바이어는 전체 중 약 15%를 차지했고 반대로 집이 너무 작다고 불평한 밀레니엄 세대 역시 약 15%로 조사됐다. 주택이 위치한 지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밀레니엄 세대 바이어들의 후회 역시 10%를 넘었다. 세대별로는 후회에 대한 내용이 조금씩 달랐다. X 세대의 경우 작은 집을 구입한 것에 대한 후회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는 주택이 위치한 지역에 대한 후회 비율이 높았다. 

X세대의 경우 밀레니엄 세대의 부모 세대로 생애 첫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자녀 세대가 부모 집에 다시 들어와 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다세대가 거주할 큰 집이 필요하지만 최근 심각한 매물 부족 현상으로 ‘무브 업’(Move-Up)에 필요한 매물을 구하기 힘든 데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주택 수리비를 미리 모아두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바이어가 많다.					    <로이터>
주택 수리비를 미리 모아두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바이어가 많다.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