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미국 주택 시장은 거래는 3개월 연속해서 줄고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극심한 매물 부족에 수요가 몰리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21일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 내 기존 주택 판매량은 전월보다 2.7% 감소한 585만채(연율 환산)로 나타났다.

 

판매량이 2% 증가한 609만채를 기록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치와는 달리 지난달 기존 주택 판매는 3개월 연속 감속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지난해 6월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판매량은 33.9%나 급증한 것이지만 이는 지난해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 상황이란 점을 감안하면 경제 활동의 ‘셧다운’이라는 특별한 상황적 요인이 작용한 탓이다. 이와는 달리 지난달 주택 가격은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NAR에 따르면 지난달 판매된 기존 주택 판매 중간 가격은 34만1,600달러로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19.1%나 급등했다. 판매 중간 가격과 전년 대비 상승률 모두 역대 최고치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로렌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택 매매 건수가 감소했지만 주택 시장은 한마디로 여전히 뜨겁다고 말할 수 있다”며 “매물 한 채에 평균 5건의 오퍼가 들어오면서 판매분이 50% 가량은 리스팅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판매량 감소에 가격 급등이란 상반된 현상이 나타난 데는 극심한 주택 매물 부족 현상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주택 매물 공급량은 20%나 급감한 상황이다. 이를 수치로 나타내면 주택 매물 재고는 116만채로 지난 4월 판매 속도를 감안하면 남은 주택 매물 재고의 소화 기간은 2.4개월에 불과하다.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라면 6~7개월 정도 소요될 매물 재고 수량이다.

 

주택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 주택을 구입하는 수요가 몰리면서 주택 가격 상승과 함께 매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주택 구입 수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현금 구입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주택을 전액 현금으로 구입한 경우가 전체 판매 건수에서 25%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현금 매매 비율이 15%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만큼 치열한 경쟁으로 현금으로 구입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저가 주택보다는 고가의 고급 주택의 판매량이 급증한 점도 매물 부족과 수요 증가에 따른 현상이다.

 

예컨대 판매 중간 가격이 10만에서 25만달러 사이의 주택 판매량은 1년 전과 비교해 변화가 거의 없지만 75만달러에서 100만달러 사이의 주택 판매는 지난해와 비교해 146%나 크게 늘었다. 100만달러 이상 고급 주택의 경우 지난해 보다 판매량이 212%나 급증했다.

 

주택 구입 수요자들이 낮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를 십분 활용해 주택 자금을 확보하면서 매물이 상대적으로 많은 고가 주택 판매에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 주택 매물이 증가할 것이라는 신중하면서도 다소 낙관적인 주택 시장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주택 공급난이 해소되기까지 매물 부족과 그에 따른 주택 가격 상승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남상욱 기자>

 

 극심한 매물 부족 상황에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달 미국 주택 판매는 줄어든 반면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대조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로이터]
 극심한 매물 부족 상황에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달 미국 주택 판매는 줄어든 반면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대조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