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70% 정도 손상될 때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지방간 환자가 늘고 있다. 성인 남성의 30%, 여성의 15%가 지방간을 앓는다.

 

우리 몸은 필요한 에너지를 활용하고 남은 영양분을 간에 지방질, 특히 중성지방으로 저장한다. 이때 지방이 과도하게 저장되면 지방간이 생긴다. 지방간은 간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를 넘을 때를 말한다.

지방간은 겉으로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피로감과 전신 권태감, 오른쪽 윗배 통증이 느껴진다면 지방간일 가능성이 높다.

지방간은 크게 술을 많이 마셔 생기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과체중ㆍ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즉, 술을 많이 마시지 않더라도 몸이 사용하는 양보다 많은 영양분이 중성지방으로 간에 축적되면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9년 3만1,283명인 데 반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9만9,616명이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2015년 2만8,368명에서 4년 만에 250%나 늘었다.

지방간 유병률은 50대 이전에는 남성이 더 높지만 60세가 넘으면 여성이 늘면서 남녀에게서 비슷한 수준이 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이 폐경 후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방간이 심해지면 지방간염, 간경변, 간암으로 악화할 수 있다. 단순 지방간에서 지방간염으로 진행하면 간 건강을 되찾기 어려우므로 평소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술을 줄이면 된다. 문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안상훈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비알코올 지방간은 대부분 양호한 경과를 갖지만 10% 정도는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한다”고 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대부분이 비만이고 환자의 75%가 여성이다. 환자의 3분의 1 정도는 당뇨병을 앓고 있다.

그러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①원인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비만ㆍ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 같은 대사 질환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일으키는 주원인이므로 이런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지방간도 개선된다.

②몸무게를 줄여야 한다. 지방간 환자는 몸무게를 7~10% 정도 줄여야 한다. 그러면 간 효소 수치가 정상으로 되돌아오고 간 비대도 호전된다.

다만 너무 급격히 체중을 줄이다간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몸속 내장 지방 조직이 과다하게 분해하면 지방산이 너무 많이 생긴다. 지방산은 간에서 지방으로 바뀌어 쌓이므로 지방간을 오히려 악화시킨다. 김정한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한 달에 2~3㎏ 정도 몸무게를 줄이는 것이 적당하다”고 했다.

③적절한 운동을 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게 기본이다. 유산소 운동으로는 빠르게 걷기ㆍ자전거 타기ㆍ등산 등이 좋다. 근력 운동은 맨몸 운동으로도 가능하다. 큰 근육을 키울 수 있는 스쿼트ㆍ런지 등이 대표적이다. 운동은 한 번에 몰아서 하기보다 중등도 운동을 주 3~5회 총 150분 이상 땀이 나면서 약간 숨찬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④저탄수화물 식이 요법이다. 탄수화물, 특히 과당 섭취를 줄이면 지방간 관리에 도움이 된다. 가급적 신선한 식 재료 위주로 식단을 꾸리고 당분이 들어간 음료 섭취는 자제한다.

유선홍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지방간은 치료와 예방이 같다”며 “탄수화물 위주의 식습관을 가진 한국인은 평소 식습관에 각별히 주의해 지방간을 예방해야 한다”고 했다. 식사량은 하루 400~500㎉ 줄이되 운동 요법을 병행해야 건강을 해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지방간은 남성이 많이 앓지만 60대가 넘으면 여성 환자가 늘면서 남녀 환자 비율이 비슷해진다.
지방간은 남성이 많이 앓지만 60대가 넘으면 여성 환자가 늘면서 남녀 환자 비율이 비슷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