쩝쩝·후루룩거리면서 음식을 먹는 소리, 똑딱거리는 시계 소리, 딱딱거리며 껌 씹는 소리… 

 

이 같은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증상을 ‘미소포니아(misophoniaㆍ청각과민증ㆍ선택적 소음 과민 증후군)’라고 한다.

이런 증상은 대개 열 살 전후에 나타나기 시작해 성장할수록 점점 심해진다. 미소포니아를 지닌 사람은 자신들이 민감해하는 소리를 들은 후에는 이 소리에 대응해 싸울 것인지(투쟁), 이를 피할 것인지(도주) 반응을 보인다.

미소포니아는 청각이 아닌 소리를 인지하는 뇌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일찌감치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최근 미소포니아 환자들의 뇌 연결 상태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해 직접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은 미소포니아 환자들과 일반인들에게 각종 소리를 들려주면서 뇌를 fMRI로 촬영했다. 그 결과, 미소포니아 환자는 입과 목의 움직임에 관여하는 뇌 부위가 지나치게 활성화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진행한 뉴캐슬대 생명과학연구소 석빈더 쿠마르 박사는 “미소포니아 환자들은 특정한 소음을 듣기만 하는데도 자신의 운동령(the motor area)을 활성화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저널(Journal of Neuroscience)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특정한 소음이 뇌의 ‘거울 신경세포(mirror neuron)’를 활성화한다고 보고 있다. 거울 신경세포는 사람이 움직일 때 활성화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다른 사람이 특정한 움직임을 하는 것을 볼 때도 활성화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거울 신경세포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거울처럼 반영한다’고 해서 이같이 명명됐다. 특정 행동을 직접 수행할 때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동일한 행동을 하는 것을 봐도 활성화한다. 예컨대 다른 사람이 하품하는 걸 보면 따라 하게 되는 것에 관여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사실이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다면 일부 환자가 매우 불쾌하다고 느끼는 미소포니아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개발될 것”이라고 했다.

쿠마르 박사는 “거울 신경세포는 훈련으로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미소포니아 환자를 촉발시키는(trigger) 특정 소음 때문에 겪는 고통을 끊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소포니아는 뇌에서 유발된 문제이기에 약물보다는 인지 행동 요법으로 치료한다. 치료를 받으면 보통 2~4개월 이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다른 치료법으로는 저주파 소음을 듣다가 전체 주파수 소음(화이트 노이즈)을 듣는 방법, 소리를 일으키는 행위를 직접 따라 하는 방법 등을 시행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미소포니아 환자의 뇌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한 사진. 	  <뉴캐슬대 제공>
미소포니아 환자의 뇌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한 사진. <뉴캐슬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