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7월6일 월요일 아침 위스콘신주 콜러의 블랙 울프 런 골프코스. 세계 골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박세리 선수의 맨발 투혼은 깊은 숨을 한번 들이키지 않고는 볼 수 없는 가슴 아린 한 장면이었다.

4일 동안의 혈투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20세 동갑내기 한국의 박세리 선수와 태국계 미국인 추아시리폰 선수는 오로지 정신력으로 버티면서 5일째 18홀을 시작했다. (US 오픈은 4라운드 동점일 경우 5라운드 18홀 점수로 우승을 가리며 그래도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서든 데스로 가린다). 두 선수는 한 홀 한 홀 피 말리는 순간들을 이어갔고 17번 홀까지도 동점을 기록해 손에 땀을 쥐게하는 승부는 안개 속으로 접어들었다.

박세리의‘맨발 투혼’의 정신이 서린 블랙울프 런 골프 코스. 세계 골프사의 명장면으로 기록된 그날의 기억을 살려 직접 라운드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블랙울프 런 골프코스 제공>
박세리의‘맨발 투혼’의 정신이 서린 블랙울프 런 골프 코스. 세계 골프사의 명장면으로 기록된 그날의 기억을 살려 직접 라운드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블랙울프 런 골프코스 제공>

 

18번 홀. 박세리가 먼저 드라이버를 잡았다. 그러나 훅이 걸리면서 공은 왼쪽 개울로 굴러들어갔다. 공은 물에 완전히 빠지지는 않았지만 치기 힘든 상태였다. 벌타를 먹고 드롭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한참을 망설이던 박세리는 신발을 벗고 하얀 양말까지 벗었다. 

갑자기 주변의 갤러리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TV 중계를 하던 앵커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양말을 벗자 하얀 발과 구릿빛 다리가 선명하게 드러나 대조를 이루었다.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개울로 들어간 박세리는 공을 페어웨이로 쳐냈고 3온 2퍼트 보기를 기록했다. 다 이겼다고 생각했던 추아시리아폰은 파 퍼트를 놓치고 말았다. 72홀에다 18홀 플레이오프마저 동점이 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연장 19번째 홀, 무려 91홀째 대결이다. 이제 서든 데스다. 어떤 홀이든 1타라도 앞서면 이긴다. US 여자오픈 사상 처음 있는 기록적인 연장행진이다. 연장 19번째 홀은 둘 다 보기로 다시 동점. 연장 20번째 홀 박세리의 버디 펏이 홀로 빨려 들어가면서 길고 긴 혈투의 막이 내렸다. 극적인 박세리의 우승 투혼은 IMF로 시름에 빠진 한국 국민들에게 희망의 불을 지핀 횃불이 됐다.

박세리의 맨발 투혼은 언제나 읽고 들어도 감동적이기에 다소 긴 글로 회상해 보았다. 그 박세리의 맨발 투혼의 현장을 엘리트 투어가 방문한다. 골프 다이제스트 선정 미국내 10대 골프코스에 선정된 위슬링 스트레이츠(Whistling Straits)와 에린 힐스(Erin Hills) 골프코스, 블랙 울프런(Blackwolf Run)과 샌드 밸리(Sand Vally) 골프 코스를 모두 라운드하는 프리미엄 골프 투어다.

 

■ 위슬링 스트레이츠(Whistling Straits) 골프 코스

위스콘신주 쉬보이갠(Sheboygan) 인근에 위치한 콜러 리조트 안에 위슬링 스트레이츠는 수많은 PGA 대회와 라이더 컵 대회가 개최돼 그 명성을 증명해주고 있다.

불멸의 골프 설계가 핏 다이와 앨리스 다이가 설계한 위슬링 스트레이츠 골프코스는 미시간호를 경계로 한 수려한 경관의 최고급 골프코스다.

2010년과 2012년, 2015년 3회나 PGA 챔피언십이 개최됐으며 2007년에는 시니어 US 오픈이 개최됐다. 올해 10월에는 라이더 컵이 열리게 될 예정이며 엘리트 투어는 라이더 컵이 끝나는 날에 맞춰 바로 다음주에 라운드를 하는 행운을 갖게됐다.

위슬링 스트레이츠는 스트레이츠(해협) 코스와 아이리시(Irsh) 코스 2개 코스가 있는데 스트레이츠 코스는 영국과 아일랜드의 고대 해변 링크 코스를 복제한 듯한 영감을 제공한다. 바다와 같이 끝없는 미시간 호수의 2마일 (3km)에 걸쳐 자리 잡은 이 코스에는 호수를 껴안는 8개의 큰 홀과 스코틀랜드 블랙 페이스 양 무리, 약 24m의 고도 변화, 3개의 돌다리가 있어 영국과아이리시의 풍경을 제공한다.

넓고 구불구불 한 그린, 깊은 팟의 벙커, 잔디로 덮인 모래 언덕과 호수를 쓸어내리는 바람을 맞을 때는 자칫 영국의 올드 코스에서 라운드하는 착각을 들게도 한다. 바람을 이용한 샷이 필요하다. 챔피언 티의 경우 7790야드, 파 72로 도전코스다.

위슬링 스트레이츠의 두 번째 코스인 아이리시 코스는 내륙 풀과 모래 언덕 레이아웃이 특징이다. 역시 핏 다이가 설계했으며 2000년에 개장됐다.

 

■ 블랙울프 런(Blackwolf Run) 골프코스

박세리의 맨발 투혼이 서린 골프코스다. 한인 골퍼들에게는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박세리와 같이 맨발로 물속에 들어가 샷을 해보고 싶다. 역시 핏 다이와 앨리스 다이 작품. 1988년에 개장했으며 골프 다이제스트에서 그 해 ‘최고의 퍼블릭 골프코스’(Best New Public Course)로 선정되기도 했다. 리버(River) 코스와 메도우(Meadow) 코스가 있으며 모두 골프 다이제스트 선정 5스타 코스로 랭크됐다.

빙하 지형을 활용해 이곳저곳에 워터해저드가 형성돼 있고 페어웨이는 좁으며 러프도 억세다. 박세리가 이 코스에서 우승할 당시의 점수가 6오버 파였으니 어려움을 짐작할 만하다.

미국 언론들은 아예 ‘악마의 코스’라고 설명할 정도다. 박세리가 겪었을 어려움을 체험해본다.

1998년 박세리 우승당시 사용됐던 코스는 메도우 밸리 코스의 홀 10-18, 리버 코스의 홀 1-4 및 14-18이 본 게임과 연장전에서 번갈아 사용됐다.

이 코스에서 라운드해본 사람들은 설계가 “핏 다이의 혼이 느껴지는 듯하다며 공략에는 집중이 요구되는 도전 코스이며 수면같은 그린은 잊을 수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꼭 한번 라운드해 보기를 추천한다.

 

■ 에린 힐스(Erin Hills)

위스콘신주 밀워키 인근에 위치한 에린 힐스 골프 코스는 설계에서부터 메이저 대회를 유치할 목적으로 세워진 골프코스로 알려졌으며 각종 골프 매거진으로부터 미국내 100대 골프 코스로 선정됐다.

2011년 U.S 아마추어 선수권 대회가 개최됐음 2017년에는 메이저대회인 U.S 오픈이 개최돼 그 명성을 얻었다. 2025년 US 여자 오픈이 이곳에서 개최된다.

자연환경운동가이자 전 미 골프협회 회장을 역임했던 마이클 허잔이 설계했다. 자연환경운동가 답게 계곡과 빙하, 언덕을 자연그대로 활용한 코스 디자인이 돋보인다.

 

미시간 호수를 끼고 2마일에 걸쳐 자리잡은 위슬링 스트레이츠 골프코스. 골프 매거진에 의해 미국내 탑 10골프 코스로 이름을 올린 유명 골프코스다. 						          <위슬링 스트레이츠 골프코스 제공>
미시간 호수를 끼고 2마일에 걸쳐 자리잡은 위슬링 스트레이츠 골프코스. 골프 매거진에 의해 미국내 탑 10골프 코스로 이름을 올린 유명 골프코스다. <위슬링 스트레이츠 골프코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