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회복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미국 경제에 구인난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그 원인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구인난의 원인으로 실업수당을 지목하고 노동 의욕을 꺾고 있는 연방정부의 추가 실업수당의 지급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근본 원인을 급여를 포함한 열악한 노동 환경에 있다고 보고 개선을 주장하는 등 진단과 해법에서 이견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7일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이 같은 구인난 원인 분석은 현재 미국 경제가 직면한 구인난의 배경에 대한 시각 차이에서 기인하고 있다.
시각 차이의 근거가 되는 것은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고용 시장 지표들이다.
연방 노동부가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미국 내 비농업 신규 일자리는 모두 55만9,000개가 증가했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인 67만9,000개 증가에는 미치지 못한 결과다.
5월 고용 지표를 놓고 긍정과 부정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부정적 평가에 따르면 전망치에 미치지 못한 고용 실적은 그만큼 임금 노동자들의 일터 복귀가 더디다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로 현재 회복 속도로는 지난해 2월 이후 사라진 일자리 수 회복까지 1년이 넘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에 반해 4월에 비해 2배 정도 늘어나 일자리 회복 속도가 다시 빨라졌으며 5월의 일자리 회복은 앞선 3개월 동안 평균 일자리 회복 수에 상응하고 있어 고용 시장에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 평가가 맞서고 있다.
현재 고용 지표가 극심한 구인난의 징표로 보는 견해는 임금 인상 현상을 또 다른 근거로 삼고 있다.
요식 및 서비스업계를 중심으로 비관리자급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시간당 임금인 9% 가까이 상승해 15.97달러를 기록했다. 사람을 구하기 힘드니까 임금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게 현재 고용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다.
임금 상승과 관련해 반대편 입장은 기본 임금의 상승에서 오는 인상 효과가 아니라 팁 수입이 늘어난 덕분에 나타나는 상승 효과이기 때문에 임금 상승이 곧 구인난의 직접적인 징표로 보기에 어렵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고용 시장의 견해차는 곧 바로 실업수당 논란으로 이어진다.
현재 고용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는 연방정부가 지급하고 있는 주당 300달러의 추가 실업수당이 노동 의욕을 저하시키는 주 요인으로 지목하고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특히 공화당 출신 주지사가 있는 주정부를 중심으로 오는 9월 6일 종료되는 추가 실업수당을 앞당겨 12일 중단한다는 움직임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고용 시장에 대한 긍정적 견해를 펴는 측은 일부 업계의 구인난은 원인은 실업수당이 아니라 육아 문제와 함께 코로나19 감염이나 산업재해 발생 등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같이 맞서고 있는 주장들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아직 어느 쪽도 인과관계를 계수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어 단언하기에 이르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구인 및 구직 전문 웹사이트 ‘인디드’(Indeed) 닉 번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고용 시장에 대한 입장 차이는 마치 종이에 번진 잉크 얼룩으로 평가하는 ‘로르샤흐 테스트(’Rorschach test)와 같다”며 “고용 지표에 대한 견해 차이는 백인백색처럼 다양해 현재로서는 어느 의견이 옳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