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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크다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1-05-18 09:09:20

음식,정신건강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작년 한 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와 우울증, 불안에 시달린 많은 사람들이 아이스크림, 페이스트리, 피자, 햄버거와 같은 가장 좋아하는 컴포트 푸드를 먹으며 마음을 달랬다. 그러나 최근 몇 년의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할 때 자주 찾게 되는 고당분 고지방 식품은 위로가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가장 낮다. 대신 채소, 과일, 생선, 계란, 견과류와 씨앗, 콩 및 콩류 등의 전체식품(whole foods)과 요구르트 같은 발효식품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 풀기 위해 먹는 고당분·고지방 식품 

정신건강 도움이 될 가능성 오히려 가장 낮아

채소·과일·견과류 등 홀푸드와 발효식품이 도움

 

이러한 발견은 식이요법과 정신건강 사이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새로운 영양 정신학의 연구에서 밝혀졌다. 특정 음식이 심장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것처럼 뇌 건강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상식적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영양에 관한 연구는 음식이 정신건강보다는 신체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중점을 둔 것이었다. 한 연구팀이 최근 지적했듯이 음식이 행복과 정신건강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은 오랫동안 “사실상 무시”되었다.

그러나 수년에 걸쳐 점점 더 많은 연구들은 음식이 우리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에 대해 흥미로운 힌트를 제공했다. 건강한 식습관은 건강한 장을 형성하고, 뇌 장 축(gut-brain axis)이라는 것을 통해 뇌와 소통한다. 장내 미생물은 우리의 기분과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과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 물질을 생산하고, 이것이 정신건강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점점 더 많은 문헌이 장내 미생물 군집이 주요 우울장애를 포함한 다양한 정신질환에서 형성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난해 하버드 정신의학 리뷰는 보도했다.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도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들은 우울증이 적고 행복과 정신적 안녕 수준이 더 높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2016년부터 약 7년 동안 1만2,4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연구기간 동안 과일과 채소 섭취를 늘린 사람들이 일반적인 행복과 삶의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자신을 훨씬 더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대규모 관찰 연구에서는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만 보여주므로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제기된다. 무엇이 먼저인가? 불안과 우울증이 사람들로 하여금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선택하게 하는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행복하고 낙관적인 사람들은 영양 있는 음식을 섭취할 동기가 더 있는가, 아니면 건강한 식단이 직접적으로 그들의 기분을 밝게 만드는가?

음식과 기분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한 첫 번째 주요 연구는 2017년에 발표되었다. 연구팀은 식이변화가 우울증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알고 싶어서 임상적으로 우울증에 걸린 67 명을 모집하여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한 그룹은 전통적인 지중해식 식단을 따르도록 가르치는 영양사와 만났고, 대조군 역할을 하는 다른 그룹은 사회적 지원을 제공하지만 식이요법에 대한 조언은 하지 않는 연구조교를 정기적으로 만났다.

연구를 시작할 때 두 그룹은 모두 단 음식, 가공육, 짠 스낵을 많이 섭취하고 섬유질과 저지방 단백질 또는 과일과 채소는 거의 섭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이어트 그룹은 크게 변했다. 그들은 사탕, 패스트푸드 및 페이스트리를 견과류, 콩, 과일 및 콩과식물과 같은 전체식품으로 대체했다. 흰 빵 대신 통곡물 빵과 사워도우 빵으로 바꿨고, 설탕이 많은 시리얼 대신 뮤즐리(muesli)와 오트밀을 먹었다. 

피자 대신 야채볶음밥을 먹었고 햄, 소시지, 베이컨과 같은 고도로 가공된 육류를 해산물과 소량의 기름기 없는 육류로 대체했다.

중요한 것은 두 그룹 모두 항우울제나 처방받은 약물을 계속 복용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 연구의 목적은 건강한 식단이 약물을 대체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운동과 좋은 수면 및 기타 생활습관과 같은 추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12주 후 평균 우울증 점수는 두 그룹 모두에서 향상되었다. 이는 추가지원이 제공되는 임상시험 참여자들에게서는 누구든 속한 그룹에 관계없이 예상될 수 있는 결과다. 그러나 우울증 점수는 건강한 식단을 따른 그룹에서 훨씬 더 많이 향상되었다. 약 3분의 1이 더 이상 우울증으로 분류되지 않았는데 대조군에서는 그 수치가 8%뿐이었다.

그 결과는 많은 이유로 놀라웠다. 건강식단은 참가자들의 체중이 빠지지 않았는데도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었다. 사람들은 또한 더 영양 있는 음식을 먹음으로써 돈을 절약했고, 건강한 식단이 경제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연구 전에 이들은 일주일에 평균 138달러를 식비로 지출했는데 건강 식단으로 전환한 사람들은 식비가 주당 112달러로 내려갔다.

권장되는 식품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대부분의 식료품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들로, 여기에는 통조림 콩, 렌틸 콩, 연어, 참치 및 정어리 통조림, 냉동 및 재래식 농산물 등이 포함되어있다고 연구의 주저자인 펠리스 재카는 말했다.

호주 디킨 대학교 푸드 앤 무드 센터 소장이자 국제 영양정신연구협회 회장인 재카 박사는 “정신건강은 복잡하다”면서 “샐러드를 먹는다고 우울증을 치료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분을 좋게 하고 정신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있는데 식물과 건강식품의 섭취를 늘리는 것처럼 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무작위시험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보고되었다. 작년에 발표된 우울증 성인 15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3개월 동안 생선기름을 보충한 지중해식 식단을 따르도록 배정된 사람들이 3개월 후 대조군에 비해 우울증, 스트레스 및 불안증상이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모든 연구가 긍정적인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2019년 JAMA에 발표된 1년간의 대규모 실험에서는 지중해식 식단이 불안증을 줄였지만 고위험군의 우울증을 예방하지는 못했다. 비타민 D, 셀레늄 및 오메가 -3 지방산과 같은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도 우울증이나 불안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대부분의 정신과 전문의 그룹은 식단 권장사항을 채택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정신건강을 위해 특정식단을 처방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여러 나라의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사람들에게 운동, 숙면, 심장 건강식을 유지하고 흡연을 피함으로써 염증을 줄이고 뇌에 유익한 생활습관을 채택하도록 장려하기 시작했다. 로열 오스트레일리언 및 뉴질랜드 정신과 학회는 임상의가 약물치료 또는 심리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식이요법, 운동 및 흡연을 해결하도록 권장하는 임상 진료지침을 발표했다.

개별 임상의들도 환자들에게 영양 요법을 도입하고 있다. 뉴욕의 콜럼비아 대학 내과 및 외과학회의 정신과 의사이자 임상 조교수인 닥터 드루 램지는 새 환자가 오면 정신병력을 조사한 다음 식단을 탐색하며 세션을 시작한다. 환자가 먹는 음식을 묻고,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 알아보고, 장-뇌 연결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음식들이 식단에서 누락되었는지 확인한다.

램지 박사는 뇌 건강에 관련된 유일한 요소가 음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기 바란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바르게 먹고 매우 활동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여전히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유전자를 통제할 수는 없지만 먹는 방법을 통제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매일 뇌 건강을 돌보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y Anahad O’Connor>

음식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크다
<삽화: Rocio Egio/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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