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나라인 미국에서 자동차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접종이 확산되면서 차량 수요가 늘어난 반면에 자동차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1일 CNN비즈니스는 미국에서 신차와 중고차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어 미국인들이 자동차 구입에 애를 먹고 있다고 보도했다.
‘JD파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내 신차 평균 판매 가격은 3만7,200달러로 전년에 비해 8.4%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10월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다.
중고차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고차 도매가격의 경우 올해 1 분기에 26%나 상승했고 소매가격도 7% 올랐다.
신차와 중고차 시장 상황은 1년 전과는 180도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과 4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자동차 판매 딜러십들은 문을 닫고 제한적인 서비스만을 제공했던 것에서 1년 만에 자동차 가격 상승이라는 호황세로 돌아섰다.
자동차 가격 상승에는 자동차 생산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공급 부족의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 것이 반도체 부족 현상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반도체 생산량이 줄어든데다 최근 들어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 자동차 생산업체들은 일부 공장 가동을 멈추고 감산에 들어갔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3개월 동안 북미 지역에서만 자동차 생산량 340만대나 줄었다.
자연히 자동차 수요는 중고차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 미국 내에서 360개의 신차 및 중고차 거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오토네이션’의 경우 지난해 이후 중고차 가격이 17%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저금리와 연방정부의 경기부양지원금이 제공되고 재택근무에서 사무실 근무로 복귀하는 직장인까지 늘어나면서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다 보니 자동차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이제 자동차 구매를 할 때 표시 가격(sticker price)에 5% 이내의 웃돈을 더 주고 구입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미국 자동차 시장의 공급 불균형의 여파는 렌터카 업계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5일 월스트릿저널(WSJ)은 미국 전역에서 렌터카 예약이 어려워지고 비용마저 상승했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렌터카 1일 사용료는 평균 39달러 수준이지만 지난 9일 시카고 오헤어공항에서 렌터카를 이용하려면 최소 117달러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렌터카가 부족하다 보니 예약을 했어도 제때 인수하지 못하고 지연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