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죽을 맛입니다, 공인회계사로 30년 가까이 일해왔는데, 이렇게 어렵고 힘든 세금보고는 처음입니다”
한인타운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한 공인회계사의 푸념이다.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로 바뀐 수많은 세법으로 인해 올해 세금보고 시즌이 예년에 비해 업무량이 2~3배까지 폭주해 공인회계사 사무실마다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3차 경기부양안이 세금보고 시즌에 통과되면서 실업수당이 1만200달러까지 과세에서 비과세로 바뀌는 데다 스몰비즈니스 업주를 위한 경제피해재난대출(EIDL)의 융자액수가 50만달러로 높아지는 등 변동사항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개인세금보고만 하는 경우 그나마 나은 편이다. 비즈니스를 운영한다든가 프로퍼티 등이 있는 경우 챙겨야할 세금보고 서류가 코로나19 사태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남가주한인공인회계사협회의 저스틴 오 회장은 “세금보고 마감이 5월17일로 연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사무실마다 업무가 폭주하면서 제때 전화를 받기도 힘들고 세금보고를 팔로업하는 데 평소보다 2배가까이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에 고객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저스틴 오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생긴 신규 법조항도 많고 변경된 것도 있어서 이것을 다 챙키려면 머리에서 쥐가 날 정도”라고 말하고 “PPP 탕감, PPP 2차 신청, ERC, 가주정부의 다른 세법 적용 등을 다 살펴야하기 때문에 야근을 밥먹듯이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객들의 입장에서도 자신들이 받아야 할 베네핏을 어디 마땅하게 물어볼 데도 없고 공인회계사들에게 시시콜콜히 물어보기 때문에 세금보고 업무가 거의 마비될 정도이다.
게다가 최근에 그랜트가 지급되는 것이 있다면 이와 관련, 고객들에게 세금보고외에 정보까지 제공해야 하는 것이 공인회계사들의 실정이다.
이러다보니 대부분의 공인회계사 사무실이 야근은 예사이고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일해야 할 정도이다.
샐리 김 공인회계사는 “세금보고 시즌이 연장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예년에 비해 세금보고 진도가 10~15%밖에 진행이 안될 정도로 지지부진하다”고 밝히고 “고객들이 경제상황이 안 좋아서 그런지 상당히 예민해져 있어 전화를 받을 때도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최근에는 경기부양체크 지급까지 겹쳐서 “은행으로 직접송금 해달라, 체크로 받게 해달라, 못받은 것을 클레임해달라” 등 개인의 요구사항까지 수렴하느라 더 바빠진 상황이다.
세금보고 시즌이 기존의 4월15일에서 5월17일까지 연장되었다고 하지만 세금보고가 끝날 때가지 공인회계사들은 ‘서류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그 어느해보다 격무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박흥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