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를 위해 고국에 왔는데, 코로나 음성확인서가 다르다고 쫓아내다니요”

 

풀러튼에 사는 한인 유모(67)씨는 지난 이틀 사이에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2번이나 건넜다. 초기 암 환자인 그는 한국의 대학병원에서 암 수술을 위한 진료 예약을 잡고 한국으로 날아갔으나 코로나19 음성확인서가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무려 15시간을 대기하다 결국 입국 거부를 당해 다시 돌아와야 했던 것이다.

 

현재 한국 정부가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해 외국 국적자들에게는 코로나 음성확인서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을 경우 아예 입국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국적자들은 현지에서 코로나 검사를 하고 입국을 시켜주는데 반해 외국인들은 가차 없이 쫓아내고 있어 미국 시민권자인 유씨는 울며겨자먹기로 다시 미국으로 와 PCR 음성확인서를 다시 뗀 후 22일 다시 한국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유씨의 사정은 이랬다. 그는 암 치료 및 수술을 잘 한다고 알려진 한국내 대학교수를 수소문 해 수술을 위한 진료 예약을 잡고, 지난 18일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 한국시간으로 20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인천공항에서 검역 과정을 통과하려다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가 없다는 이유로 입국 제지를 당했다.

 

코로나19 검사가 필요하다고 해서 72시간이 지나지 않은 항원 검사(Antigen) 음성확인서와 백신 접종증명서(화이자 2차 접종까지 완료)를 가져까지 지참했지만, 한국 정부는 항원 검사는 인정하지 않고 PCR 검사만 인정한다는 사실을 정확히 몰랐던 것이다.

 

유씨는 출입국사무소에 사정을 설명하고 입국 가능한 방법을 문의하고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총 15시간이나 인천공항에서 대기한 끝에 결국 PCR 검사 음성확인서가 아니면 절대 안된다는 검역소 직원의 결정으로 다시 LA행 비행기를 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유씨에 따르면 인천공항에서 대기하던 중 유씨가 받은 검사 가운데 PCR과 같은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 핵산증폭(NAAT) 검사가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 확인서를 미국내 의사로부터 긴급하게 온라인으로 받을 수 있었지만 검역관은 결국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유씨는 “미국 의사가 직접 검역소 직원과 통화해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자신이 보증해주겠다고 했지만, 검역 직원은 결국 통화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씨는 또 인천공항 대기 중 검역 직원이 지나치게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유씨에 따르면 자신을 담당했던 젊은 여성 검역 직원이 출입국사무소장과 유씨가 같이 있는 자리에서 “꼭 안 되면 저런 소리를 한다니까”라고 말하며 “공문 띄울 테니 당장 내보내세요”라고 고압적으로 말했다는 것이다. 유씨는 “마국에서 영어 못해 무시당한적은 있지만, 서류를 잘못 가져왔다고 고국에 와서 이런 말을 들을 줄을 몰랐다”고 황당함을 토로했다.

 

한국 정부의 이같은 대응은 외국 국적자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한인 시민권자들만 유독 더욱 까다로운 기준으로 차별적 적용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는 24일부터는 영주권자나 유학생 등 한국 국적자들도 PCR 음성확인서 제출이 의무화되지만, 제출하지 못할 경우 한국 국적자는 입국이 거부되지 않고 한국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비 부담으로 2주간 격리를 해야 하는 조건이 있다.

 

이와 관련 LA 총영사관 측은 “한국 질병관리청의 규정에 따르는 공항 검역소는 예외를 전혀 두지 않고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형석 기자>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육군 검역지원단 검역 요원들이 대거 나와 해외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검역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육군 검역지원단 검역 요원들이 대거 나와 해외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검역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