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신차 판매 수량은 전반적으로 줄어들었지만 5만달러 이상 고가의 신차 판매와 3만달러 미만의 저가 신차 판매로 양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높은 가격의 신차 판매가 늘어난 반면 저가 신차 판매는 줄어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기 침체가 미국 신차 판매 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8일 LA 타임스는 지난해 미국 자동차 판매 시장은 5만달러 이상 고가의 신차 판매와 3만 달러 미만의 저가 신차 판매가 주를 이루면서 이른바 ‘양극화’ 현상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신차 판매의 가장 큰 특징은 양극화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유층들이 주 고객으로 고가의 고급 신차 판매가 한쪽에 있다면 다른 한쪽에는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면대면 서비스업종의 종사하는 고객을 중심으로 저가 신차 판매 시장이 존재했다.
하지만 지난해 5만달러 이상의 고가 신차 판매 비율은 28%로 2019년 26%에서 2%포인트 늘었다. 반면 3만달러 이하의 저가 신차 판매 비율은 23%로 2019년 28%에서 5%포인트나 급락했다. 자동차 판매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져 ‘K’자형 회복세로 발전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미국 자동차 판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지난해 미국 신차 판매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에서 판매된 승용차와 트럭의 신차 대수는 대략 1,450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승용차와 트럭의 신차 판매량인 1,700만대에 비해 14.7%나 줄어든 수치다.
신차 판매량은 줄어들었지만 지난해 신차 판매를 주도한 것은 고급 사양의 SUV와 트럭 등 고가 신차 판매가 늘어난 탓이다. 지난해 12월 사상 처음으로 평균 신차 판매 가격이 4만달러에 오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부유층들이 예전 같으면 관광이나 외식 등에 사용할 비용을 자동차나 가전제품과 같은 고가 상품 구입에 집중적으로 사용한 결과다.
로욜라-메리마운트대 손성원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여파로 소비할 곳이 적어진 탓에 자동차와 가전제품, 가구와 주택 리모델링 수요가 급격하게 늘었다”면서 “K자형 경제 회복세가 봄 시즌까지 그대로 이어져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