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을 방문하고 돌아온 LA 거주 시민권자 매튜 김씨는 당분간 한국에는 가지 않을 작정이다. 부득이한 일로 한국을 다녀와야 했지만 엄격하고 까다로운 ‘14일 자가격리 규정’ 때문에 감옥생활이나 다름 없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부산에 살고 있는 남동생 집에서 자가격리를 해야 했던 그는 “마치 코로나 감옥에 다녀온 것과 같았다”고 토로했다.

한국의 코로나19 해외유입 방지책에 따라 한국을 방문하는 한인들에게 의무적으로 해외입국자 대상 14일 격리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너무 까다로운 제한 규정들에다 마치 감시를 받는 듯한 경험 때문에 고개를 내젓는 미주 한인들이 많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검역 심사는 물론 마치 호송 대상자처럼 별도 차량에 수용되고, 격리 기간 중에서 하루에 서너 차례씩 보건 담당자의 연락을 받아야 하는데다, 격리 기간 중에는 급한 일이 생겨도 다시 출국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가족의 상을 당한 경우 재외공관에서 자가격리 면제서를 발급받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절차가 만만치 않고, 급한 출장 등 업무로 한국을 방문하는 경우에 대한 완화 요구에도 아랑곳 않고 한국 정부는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미주 한인들이 겪어야 하는 과정은 고난이나 다름 없다. 매튜 김씨의 경우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자가격리자’로 분류됐다. 검역관 심사를 받으며 체온 측정과 자가격리자 안전보호앱 설치 확인이 이뤄졌고 가족 연락처를 확인했다. 무증상자로 공항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었지만 부산에 가기 위해서는 해외입국자 전용 리무진을 타야 했다. 광명역에 내려 해외입국자를 위한 KTX 별도칸에 수용(?)되었고 부산역에 내려서는 방역이 된 택시를 이용해야 했다.

택시 기사의 제안으로 남동생 집 근처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후 손목 안심밴드를 착용하고 남동생 집으로 가 곧바로 자가격리에 들어갔지만, 매일 아침, 저녁으로 체온을 측정하고 코로나 증상이 나타나는지 자가모니터링을 하고 하루 2~3차례 보건 담당자에게 오는 연락에 착실하게 답해야 했다.

그나마 김씨처럼 미 시민권자(장기체류 외국인)인 경우는 시설격리 의무화가 3촌 이내 혈족이 있을 경우 자가격리로 완화되긴 했지만 가족관계 확인 절차를 비롯한 복잡한 규정과 감시 시스템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한국에 부모나 가족이 없는 경우는 호텔 등에서 시설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비용도 만만찮아 시설격리 비용으로 하루에 10만원(최대 15만원)을 지불해야 하며 격리기간이 끝나기까지 꼼짝없이 갇혀 있어야 한다. 특히 시설 격리를 해야 하는 한인들은 지난 8일부터 시행된 시설 격리 단기체류 외국인의 중도 출국 불허 규정으로 도착 후 14일 동안은 급한 사정이 생겨도 미국으로 돌아올 수조차 없다.

또 모든 해외 입국자에게 입국전 반드시 설치하도록 권고하는 ‘자가격리자 안전보호앱’(자가진단앱)을 위해 한국 셀폰 장만 혹은 유심 교체도 필수다.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