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융자 상황에 어려움을 겪는 수백만명의 미국 집주인들이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주택모기지융자를 받은 미국인들이 보유한 주택 자산 가치의 총합이 지난 10년 동안의 부동산 가격 상승에 힘입어 총 10조 달러에 육박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중 수백만 명은 융자금을 제 때 갚지 못하고 있어 집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현재까지 법원 경매로 넘어간 집들이 급증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다수 집주인이 강제로 집을 넘기고 세입자 신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WSJ은 전망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젤만앤드어소시에이츠의 아이비 젤만 최고경영자(CEO)는 WSJ에 “많은 사람이 집 부자(house-rich)이지만, 현금 가난뱅이(cash-poor)”라며 “2∼3년 전에, 심지어 5달 전에만 집을 샀더라면 그래도 자산을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주택 자산은 풍부하지만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돈을 갚기 어려워진 상황이 다수 집주인의 주택 매도를 촉발할 수 있다고 WSJ은 진단했다. 집값이 높기 때문에 팔아서 충분한 현금을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실직 등으로 대출 상환금을 제때 내지 못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지만, 연방정부 등의 일시유예 조치 덕분에 아직은 강제로 쫓겨나는 집주인들은 없다.

모기지은행연합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으로 전체 주택담보대출 채무자의 7%에 해당하는 350만명이 상환금 일시유예 대상이고, 실제로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채무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은 임대주택 투자자들에게는 ‘노다지’가 될 수 있다고 신문은 예상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이 주택 매입을 위해 수십억달러의 ‘총알’을 장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교외 단독주택들이 인기를 끌자 기업형 임대사업자들이 이런 주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거나, 직접 건설에 나서고 있다.

블랙스톤그룹, JP모건자산운용, 브룩필드자산운용 등 월가의 대규모 투자회사들도 기업형 임대사업자들에 수억달러씩 투자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1위 단독주택 임대사업자인 인비테이션홈스는 매도인이 자신의 집에서 임차인으로 계속 살 수 있는 ‘세일앤드리스백’ 프로그램을 제공해 어쩔 수 없이 주택 매도를 고려하는 집주인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