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에 거주하며 LA통합교육구(LAUSD) 내 학교에 5학년과 7학년 두 자녀가 있는 김모씨는 요즘 자녀 교육에 걱정이 많다. 코로나19 사태로 전면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여러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빈번한 것은 연결 문제로 인터넷 회선이 학생 쪽이나 교사 쪽 혹은 양쪽에 문제가 생길 경우 수업 참가를 할 수가 없게 되거나 상당 부분을 놓치게 된다. 접속한 후에도 출석 체크 또는 문서 파일 열람 등 수업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부분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교사와 학생의 소통도 쉽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아무래도 대면 수업보다 수준이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 불안하다. 게다가 수업들은 각기 다른 시간대에 각기 다른 링크로 접속해야 하는데 이를 매일 확인해 제시간에 맞춰 찾아들어가기도 생각만큼 쉽지 않다.
김씨는 “비단 우리 뿐 만아니라 비슷한 문제들을 겪는 한인 학부모들이 많을 것”이라며 “언제까지 코로나 상황이 계속돼 이같은 비정상적인 교육 환경이 이어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LA 통합교육구(LAUSD)를 포함한 많은 교육구들에서 수업이 전면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불안정한 인터넷 연결, 스케쥴 관리, 수업의 질, 컴퓨터 바이러스, 음란물 광고창 등 다양한 문제로 인해 한인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LA에 사는 학부모 이모씨의 경우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니 아이들이 더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또한 연결이 끊겨 수업 방에서 나가게 되도 워낙 많은 아이들이 접속해 있다보니, 교사가 인지하지 못하고 수업을 그대로 진행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하시엔다 교육구에서 두 자녀를 키우는 윤모씨의 경우 “우리 아이들의 경우 인터넷 연결 문제는 요즘 잠잠해졌지만, 온라인 수업 특성상 숙제검사가 제대로 안되는 상황은 여전해 걱정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보안이나 잘못된 프로그램 설치 등의 문제로 컴퓨터에서 갑자기 성인 음란물 광고창이 뜨는 일도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이 늘다 보니 자연스레 바이러스나 해킹의 위험도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3~4명씩 모아 ‘홈스쿨링’을 선택하는 한인들도 늘고 있다고 한 학부모는 전했다. 또한 공립학교 온라인 수업 수준이 못 미더워 사립학교로 옮기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녀들의 학력 저하를 우려하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개인교사를 동원한 그룹 과외인 ‘스쿨링 팟(schooling pods)’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스쿨링 팟은 개인교사가 이끄는 소규모 그룹과외 형태로 3월부터 시작된 온라인 수업이 가을학기까지 지속되자 학부모 몇 명이 모여 개인교사를 고용해 교육시키는 새로운 학습 형태다.
스쿨링 팟의 인기는 주로 직장으로 복귀해야 하거나 줌을 이용한 온라인 학습이 맞지 않거나 온라인 학습 감독에 지친 부모들이 학습과 사회적으로 자녀들을 지원하기 위해 스스로 교육시스템을 재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개인교사를 고용하거나 스쿨링 팟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중·저소득층 가정은 쉽게 이용할 수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