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베테랑스 에듀

집값 광풍 잡은 ‘거리두기’…상업용 시장도 재편

미국뉴스 | | 2020-07-20 09:09:23

집값,부동산시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미 주요 도시 위주로 공실 폭증

아파트 기피 현상도 뚜렷해져

샌프란 임대료 12% 곤두박질

 

 

 미국 주택시장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 경제지표인 ‘케이스실러지수’를 개발한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최근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속될 경우 도시 주택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러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도시생활의 장점이 사라지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교외에 위치한 주택에 투자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시장에 공급한 막대한 유동성이 집값을 끌어올렸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각국이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쏟아냈지만 소용이 없었다. 백약이 무효였던 집값을 잡은 것은 코로나19다.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이 전염병에 취약한 도시를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재택근무를 채택하고 위성 오피스를 확대하는 등 도시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집값 비싸기로 악명 높은 미국 주요 대도시의 집값이 하락하고 공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주택임대 플랫폼인 줌퍼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방 한 개짜리 임대주택 임대료는 6월 1년 전보다 11.8% 하락했다. 월간 하락폭으로는 사상 최대다. 샌프란시스코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성장에 힘입어 수년간 집값이 고공행진을 벌였으나 기업들의 재택근무 확대로 임대주택 수요가 줄고 임대료가 하락하고 있다. 또 미국 부동산 중개·감정업체 더글러스엘리먼·밀러새뮤얼에서 발간한 주택임대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6월 한달간 뉴욕 맨해튼의 임대주택 공실률은 3.67%로 치솟았다.

코로나19로 주택투자시장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 몇년간 기관투자가들에 가장 인기 있는 투자상품 중 하나는 미국 멀티패밀리였다. 멀티패밀리는 우리나라로 치면 임대아파트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 회사 CBRE에 따르면 미국 멀티패밀리 공실률은 지난해 3·4분기에 3.6%로 25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전염병에 취약한 도시 공동주택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실제 2003년 사스 사태 당시 전 세계 774명의 사망자 중 무려 42명(5.4%)이 홍콩 아모이가든아파트 한 곳에서 나오기도 했다. 공동주택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대신 한적한 교외의 단독주택에 눈길을 돌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4월 말 미국인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도시 거주자들의 39%가 인구밀도가 낮은 교외지역으로 이사할 생각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3월 이후 뉴욕을 떠나 교외지역인 코네티컷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전년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코네티컷은 올해 5월까지 신규주택 허가가 1,900여건 신청됐는데 이는 5년 만에 최대치다.

투자자들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코로나19 이후 주목해야 할 투자처로 단독주택을 꼽으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단독임대주택리츠인 ‘인비테이션홈스’를 추천하기도 했다. 국내 기관투자가 중 한 곳도 최근 단독임대주택리츠인 ‘아메리칸홈스포렌트’에 투자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재편도 가속화되고 있다. 호텔과 리테일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어려움을 겪는 반면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는 비대면 시대의 수혜자가 됐다. 6월 코로나19로 미국의 대형 리테일사업자인 사이먼프라퍼티그룹과 터브먼센터스의 36억달러 규모의 대형 인수합병(M&A)이 무산됐다. 또 전 세계에서 부동산자산운용 규모 1위인 미국 사모펀드운용사 블랙스톤은 호텔 인수 당시 빌린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했다. 코로나19 이후 호텔과 리테일 투자는 사실상 올스톱 된 상태다.

반면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는 몸값이 치솟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물류센터투자리츠인 프롤로지스의 주가는 15일(현지시간) 주당 92.10달러로 마감하며 연초 대비 상승했다. SL그린·보네이도·사이먼프라처티 등 오피스와 리테일에 투자하는 리츠가 코로나19 이후 크게 하락한 후 아직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과 대비된다. 또 지난달 CBRE가 아시아퍼시픽 지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데이터센터 투자 선호도가 3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진행한 같은 조사에서는 18%였으나 1년 사이 데이터센터를 찾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5세대(5G) 이동통신,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발달로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경제전환이 가속화돼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 부동산투자 시장의 큰손인 블랙스톤은 최근 중국 1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체인 21비아넷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한국에서도 최근 데이터센터 투자를 위해 부동산자산운용사들과 IDC 업체들이 손을 잡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고병기 기자>

집값 광풍 잡은 ‘거리두기’…상업용 시장도 재편
집값 광풍 잡은 ‘거리두기’…상업용 시장도 재편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한인 일식당 업주, 남편 친구였던 스시맨에 피살
한인 일식당 업주, 남편 친구였던 스시맨에 피살

용의자 분신 시도 후 체포숨진 박희정(왼쪽)씨와 용의자 진성호씨.<폭스2> 용의자가 도주 차량 안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몸에 불을 붙이는 장면. <폭스2> 미시

다리 붕괴 ‘충격파’ 장기화… 물류·일자리 비상
다리 붕괴 ‘충격파’ 장기화… 물류·일자리 비상

다리 복구에 수년 가능성항구 재개방은 덜 걸릴 듯  볼티모어 항으로 들어가는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가 붕괴된 가운데 한 구조·수속 상선이 28일 사고 컨테이너선을 지나가고 있

이제 뉴욕 가면 차량 교통혼잡세 내야
이제 뉴욕 가면 차량 교통혼잡세 내야

맨해턴 도심 진입시 징수   뉴욕 맨해턴 도심 진입 차량들에 교통혼잡세가 징수될 전망이다. 맨해턴 42번가에 차량들과 보행자들이 뒤엉켜 혼잡한 모습. [로이터]  뉴욕 메트로폴리탄

‘뉴욕증시 거품’ 경고음 잇따라… 2분기 조정 임박
‘뉴욕증시 거품’ 경고음 잇따라… 2분기 조정 임박

전문가 61% “위험관리” 조언‘버핏 지표’ 약세 전환 신호  최근 연이어 사상최고를 경신하고 있는 뉴욕증시의 조정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의 모습.

동문자녀 특례입학 혜택…프린스턴대 유지키로

프린스턴대가 동문 자녀 특례입학 제도 ‘레거시 어드미션’을 계속해서 유지키로 했다. 프린스턴대 이사회는 27일 레거시 어드미션 유지 등을 포함한 학부 입학전형 정책 심의 결과를 승

“정부 기관에 ‘AI 부작용 방지 안전장치’ 의무화

백악관, 새 정책규칙 발표 백악관이 28일 인공지능(AI)을 업무에 활용하는 정부 기관들에 AI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안전장치를 의무적으로 마련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 3.4%

잠정치서 0.2%p 상승 지난 4분기 미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확정치가 3.4%로 집계됐다. 당초 잠정치를 0.2%p 상회한 결과로 경제가 예상보다 더 좋았다는 얘기다. 지

“금리인하 서두를 필요 없어”

인하 횟수·시기 늦출 수도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RB·연준) 이사는 27일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최근 경제 지표를 감안할 때 인하 횟수를 줄이거나 시기를 늦

아마존, 미국서 첫 소형 홀푸드 마켓 오픈
아마존, 미국서 첫 소형 홀푸드 마켓 오픈

아마존 소유 수퍼마켓 체인인 홀푸드 마켓은 올해 뉴욕시를 시작으로 소규모 매장을 전국적으로 오픈한다고 발표했다‘. 홀푸드 마켓 데일리숍’(Whole Foods Market Dail

"개, 트라우마 스트레스 냄새도 맡는다…PTSD 안내견에 활용"
"개, 트라우마 스트레스 냄새도 맡는다…PTSD 안내견에 활용"

캐나다 연구팀 "훈련 통해 스트레스 날숨 감지…위험 경고 가능"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환자의 날숨 냄새를 이용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구분하는 훈련을 받은 개 아이비(Ivy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