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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흐르면 자체발광… 에너지 크기 별로 총천연색 표현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9-09-28 16:16:28

과학,디스플레이,OLED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최근 폐막한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에서 관람객들이 가장 몰렸던 곳 중 하나는 LG전자 부스 정문 이었다. LG전자는 이곳에 휘어지는 성질을 가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s) 스크린 260여장을 이어 붙여 우주와 바다, 폭포 등 광활한 자연을 실감 나게 표현했다. 정문을 통해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LG전자의 또 하나의 히트작 ‘돌돌 말리는’ 롤러블 TV가 관람객을 맞았다. 기존의 딱딱한 평면 스크린을 창문 블라인드처럼 돌돌 말았다가 다시 펼치는 신기한 광경을 보기 위해 롤러블 TV 전시대 앞에도 많은 사람이 몰렸다.

 

 

발광 소자를 금속 물질 아닌

탄소수소 주축 유기물 사용

백지장처럼 얇게 만들 수 있고

휘거나 말아도 스스로 빛 내

작용기로 색도 마음대로 표출

수명 짧고 비싼 가격은 단점

 

이처럼 휘거나 말리는 TV는 전기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OLED 디스플레이 덕분에 가능했다. 기존의 PDP(플라스마)나 LCD(액정표시장치) TV는 영상을 표현하려면 뒤에서 빛을 쏴주는 백라이트 유닛(BLU)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스크린 두께를 확보해야 했다. 과거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영사기가 스크린과 멀리 떨어진 관객석 뒷부분에 자리 잡은 원리와 비슷하다. 하지만 OLED는 전기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는 전계발광(電界發光)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디스플레이를 백지장처럼 얇게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돌돌 말거나 휘는 스크린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OLED는 어떤 성질을 가졌기에 전기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일까. 단순한 빛이 아니라 총천연색의 컬러를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원리는 뭘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OLED의 이름부터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OLED의 머릿글자 ‘O’는 유기물(Organic)을 뜻한다. 뒤의 LED(Light Emitting Diodes)는 발광소자를 뜻하는 것으로 형광등을 대신해 거실과 주방의 조명 역할을 해왔던 그 LED로 이해하면 된다. LED는 Ga(갈륨), P(인), As(비소) 등으로 이뤄진 반도체 소자의 일종이다.

LED 조명이 우리 주변에 설치된 지 꽤 오래됐지만, 휘거나 돌돌 말 수 있는 조명을 볼 수 없었던 것은 OLED와 LED의 차이 때문이고, 둘을 구분하는 핵심 물질은 바로 ‘유기물’이다. 즉 OLED라는 이름에는 발광소자로 실리콘이나, 갈륨, 게르마늄과 같은 금속물질이 아니라 탄소와 수소를 주축으로 하는 유기화합물을 사용한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유기물 사용이 뭐가 큰 차이야’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유기물질은 금속에 비해 원하는 대로 물성을 조절할 수 있고, 금속이 아니기 때문에 휘거나 말 수 있는 유연성도 확보할 수 있다.

휠 수 있고, 돌돌 말 수는 있어도, 정작 빛을 스스로 내지 못하면 OLED는 스크린으로 기능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OLED는 전기만 흐르면 자체 발광을 하는 마법과 같은 성질을 지녔기에 TV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다.

OLED 발광 원리는 전기가 걸리면 음극(-) 성질을 가진 전자와 양극(+) 성질을 가진 정공이 OLED 구조 양극단에 각각 투입되고, 정공과 전자가 OLED구조 한가운데서 만나면서 빛 에너지가 방출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OLED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면 양극 성질의 정공이 투입되는 정공주입층(HIL)과 음극 성질의 전자가 투입되는 전자주입층(EIL)이 양끝에 위치하고, 정공과 전자가 만나는 발광층(EML)은 한가운데에 있다. 전기가 걸리면 양끝으로 투입되는 정공(+)과 전자(-)가 한가운데 발광층으로 잘 이동할 수 있게 발광층 옆에는 정공수송층(HTL)과 전자수송층(ETL)이 샌드위치처럼 끼여 있다. 즉 <정공(+) 주입층-정공(+) 수송층-발광층-전자(-) 수송층-전자(-) 주입층>이 OLED의 기본 구조다.

단순히 빛을 내는 것만으로는 TV 스크린으로 활용하기에는 부족하다. 하지만 OLED는 컬러 필터 없이도 총천연색을 표현해 낼 수 있다. 이는 빛이 가진 에너지 크기별로 다른 색깔이 나오는 성질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음극과 양극의 사이가 멀수록, 즉 밴드갭이 클수록 빛은 높은 에너지를 갖는다. 에너지가 높은 빛은 파장이 짧은 빛, 즉 파란색을 방출한다. 반대로 밴드갭이 낮은 빛은 에너지가 낮고, 이 빛은 파장이 긴 빨간색 빛을 방출한다. 중간 정도의 밴드갭에서 만들어진 빛은 녹색을 방출한다. 적색과 청색, 녹색은 영상에서 색을 표현하는 기본 색광으로, 이 세 가지 색광의 배합 비율에 따라 다른 모든 색도 표현할 수 있다.

밴드갭 위치를 조정할 때도 유기물의 특성이 활용된다. 같은 유기물이라도 특정 작용기를 부착하면 밴드갭 위치가 변한다. 작용기는 유기물의 성질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정 원자단을 뜻한다. 휠 수도 있고, 말 수도 있고, 작용기를 붙여 색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는 OLED가 완벽에 가까운 차세대 스크린 소재로 각광받는 이유다.

물론 OLED도 단점은 있다. 우선 유기물이기 때문에 무기물과 비교해 수명이 짧다. 전문가에 따라 견해가 다르지만 OLED의 경우 10년 이상 사용하면 밝기가 줄어들거나 잔상이 남는 ‘번인(Burn-in) 현상’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도 단점이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55인치 OLED TV의 경우 가격이 200만원대로 일반 LCD TV의 2배에 달한다. 가격 차는 스크린 크기가 커질수록 더 벌어진다. LG전자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TV 사용 기간이 평균 7년 안팎인 만큼 수명 문제는 OLED의 단점이라고 할 수 없다”며 “기술 발전으로 가격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향후 OLED TV가 대세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전기 흐르면 자체발광… 에너지 크기 별로 총천연색 표현
LG전자 유럽지사 관계자들이 지난 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전시관 입구에서 마치 폭포가 직접 흐르는 것과 같은 실감나는 영상을 제공하는 ‘올레드 인공 폭포’ 조형물을 바라보고 있다. 이 조형물은 휠 수 있는 성질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260장을 이어 붙여 만들었다. <lg전자 제공=""></lg전자>
전기 흐르면 자체발광… 에너지 크기 별로 총천연색 표현
휘는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
전기 흐르면 자체발광… 에너지 크기 별로 총천연색 표현
전기 흐르면 자체발광… 에너지 크기 별로 총천연색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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