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이 무엇이라고 하든, 미국이 이라크전에서 승리하는가의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동 전역에 고통과 더 많은 혼돈 상태를 야기할 끝없는 내전이 발생하거나 지구 전역에 테러리즘이 활기를 띠지 않도록 하면서 미국이 어떻게 이라크에서 손을 떼는가 하는 것이다.

미군 철수 후 이라크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전략과 시간표에 대해 넌지시 언급하고 있는 행정부는 2년만 더 끌다가 차기 대통령에게 문제를 떠넘기려는 것이 분명하다. 이번 가을의 선거 논쟁에서, 미군 철수의 끔찍한 결과와 미군이 잔존할 경우 성공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것에 대해 어느 쪽도 솔직하지 않았기에 만족할 만한 답을 들은 유권자는 거의 없었다.

본란은 심지어 부시 행정부가 전쟁을 제대로 치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명백해지기 전부터, 필요 이상으로 조급하고 일방적인 침략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한 후 우리는 미국이 남아서, 성공할 방법이 보이는 한 자신이 자초한 혼란 상태를 해결할 것이라 믿었다.

성공할 방법이 사라지고 있다. 오늘 우리는 재앙을 최대한 인간답게 포용하는 정책을 설명하고자 한다. 어떻게 하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아니다. 미국 국민들은 전쟁에서 승리하면 새로운 민주주의자 세대에 영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이라크의 독재자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안정적이고 부유한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부시 행정부가 믿었던 시기에 대해 의아해 하며 회상해 볼 수 있을 뿐이다. 지난 가을에도 백악관은 승리할 수 있다는 일련의 전망으로전략을 세분화하였는데, 단기 목표는 “이라크가 테러리스트와의 전쟁에서 꾸준한 발전을 하는 것”이었다. 중기 목표는 이라크가 “이라크의 주도로 자국의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적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고 궁극적인 장기 목표는 이라크가 “평화롭고, 연합되어 있으며 안정적이고 안전한” 나라가 되는 것이었다.

미군 점령으로 인해 이러한 목표 달성에 성공할 기회가 만일 있었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그 기회는 없다. 미국이 최선의 노력을기울인다 해도 이라크가 향후 수년간 내란을 겪을 것이며 힘없고 분열된 정부 통치를 경험하고 피폐해진 경제로 인해 외부 원조에 의지해야 할 것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지금 미국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내전으로 이라크 사회가 훼손되지 않고 인접국으로 내전이 번지지 않도록, 이라크가 내전을 감내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라크의 지도자들이 자국이 하나로 계속 유지되기를 원할 경우 필요한 정치적 틀을 만들기 시작하게 하는 것이다. 사실 끔찍한 것은 이런 사소한 성과도 지금은 거의 이루기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마지막으로 분발하려고 한다면, 미군 철수 후의 철저한 혼돈을 감소시킬 수 있는 단계들이 있다.



시작은 미국에서

이라크에 대한 일정표에 대해 많은 대화가 있긴 했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되어야 할 일정표에 대해서는 거의 논의된 바가 없다. 거의 내전에 가까운 상황인 이라크에서 미군들이 부시 대통령이 “난관을 헤쳐나감” 이라는 표현 대신에 사용하는 미사여구인 “임무 완수”라는 목표 외에 별다른 뚜렷한 목표도 없이, 죽어가는 상태로 대통령 임기를 마쳐서는 안 된다.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의 정치 지도자들과 무대 뒤에서 합의했다는 것에 대한 현재의 애매모호한 발표는 거의 무의미하다. 미국 국민, 이라크 국민 그리고 나머지 세계는 분명한, 모두가 다 알 수 있는 발전의 증거를 원한다.

부시 대통령은 국방장관 도날드 럼스펠트를 해고함으로 첫 번째 증거를 보여줄 수 있다. 그가 펜타곤에서 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한 전략 변화의 가능성은 없다. 행정부의 계획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대통령은 그것을 인정하기 원치 않겠지만 럼스펠트 장관을 해임함으로써 뭔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하면 행정부는 그들이 필요한 것에 대해, 이 난장판에서 구조 가능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구조가 불가능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진실을 듣기를 원한다는 신호를 전장의 군사 지도자들에게도 보내는 것이 될 것이다.

또한 대통령은 단호하게, 미국은 이라크에 군대를 영구 주둔시키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이라크 및 중동에 있는 사람들은 미군이 그곳에 주둔하고 있는 것은 미국이 제국주의를 확장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강한 증거를 필요로 한다.



화해 회담을 요구하라

누리 카말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관계국 고위급 정치인들 간의 화해 회담을 무기한 연기했다. 우리는 그에게 화해 회담 재개를 위한 임박한 마감 시간을 주어야 한다. 내일이라도 너무 이른 것이 아니며, 연말은 너무 늦다.

지난 몇 년간 이라크 지도자들이 도달한 어떠한 결정도 사실은, 처리하기 곤란한 모든 중대한 질문들을 제쳐두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부시 행정부는 새로운 회담의 재개뿐만 아니라 소수의 권한 보호, 이라크의 오일 수입 분배, 이라크 각 지역 내 종교의 역할, 전쟁을 중단하기를 기꺼이 원하는 반란군들에 대한 사면 조치와 군대의 해산 및 무장 해제와 같은 사안에 대해 어떠한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회담이 지속되도록 요구해야 한다.

외부 원조 증대는        회담 재개를 가속화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진정한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위협일지도 모른다. 화해 회담과 병행하여, 미국은 이라크 지도자들과 미군 철수 계획표에 대해 협상을 시작해야 하며 미군이 더 머물 것인지의 여부는 이라크가 진정으로 화해를 원하느냐에 달려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라크의 정치인들은 자국이 내전에 완전히 빠져들게 되면 더 많은 것을 잃을 뿐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보스니아 전쟁을 결국 종결시키는데 사용되었던 모델을 사용하여, 이라크를 인종별로 통제되는 3개의 지역으로 나누자는 요청에 대해 회의적이다. 쿠르드 족을 제외한 대부분의 이라크인들은 이 안에 대해 별로 호응이 없다. 과도한 수준의 인종 청소 작업으로 인해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을 고향에서 몰아내지 않고는 인종적 경계선을 정확히 그릴 수 없다. 화해하려면, 각 지방 및 자치 정부에 권력과 재원을 이양하는 것에 대한 노력이 분명히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국가의 궁극적 모양새를 정하는 것이 이라크에 달려있음에 틀림없다.(내일자에 계속)



<박세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