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숨차게 빠르게 걸으면
달리기 운동 효과와 거의 비슷
고혈압^고지혈증 등 위험 낮춰

발 뒤꿈치 먼저 땅에 닿게 하고
고개 세운 채 시선은 전방 응시
보폭은 평소보다 약간 넓게


가을이 짙어지면서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걷기나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걷기와 달리기는 건강에 가장 좋은 유산소 운동으로 꼽힌다. 심폐 기능이 향상되고, 근육이 강화되며 질병에 걸릴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걷기는 몸에 미치는 충격이 크지 않고 부상 위험 없이 더 없이 좋다.
달리기가 걷기보다 운동 강도가 더 높아 효과도 더 좋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두 운동의 효과는 비슷하다는 게 연구결과다(미국심장학회지). 걷기는 뇌를 자극해 치매와 우울증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하루 1만보씩 꾸준히 걸으면 여성은 4.6년, 남성은 4.1년이 더 젊어진다는 연구도 있다.

“1주일 5회, 한번에 30분, 숨찰 정도로”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가 미국심장학회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이 달리는 것 못지 않게 심장병 3대 위험요인인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걷기 운동 조사 참가자 1만5,045명과 달리기 운동 건강조사 참가자 3만3,060명의 6년 이상에 걸친 조사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다. 조사 대상자의 연령층은 18~80세로 40~50대가 대부분이었다. 연구에 따르면 고혈압 위험 감소는 걷기 7.2%, 달리기 4.2%였다. 고지혈증 위험 감소는 걷기 7%, 달리기 4.3%였다. 심장병 위험 감소는 걷기 9.3%, 달리기 4.5%였다.
강도가 덜한 운동인 걷기로 강도가 높은 운동인 달리기에 사용된 에너지의 양이 같으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위험도 비슷하게 줄어든다는 게 연구결과다. 즉 걷기를 통해 운동하려면 달리기보다 더 많이 걸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 평균 2,000보 정도를 걷는 것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하루 7,000보 이상 걸어야 건강에 도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운동 강도는 자신이 느끼는 힘든 정도를 이용한 운동 자각인지도(RPE)와 심폐 체력 평가를 이용한 운동 강도 설정법으로 알 수 있다. 자각인지도를 사용할 경우 ‘약간 숨찰 정도’나 ‘약간 힘든 정도’를 권장한다. 박원하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는 “운동할 때 호흡이 짧아지며 10분 정도 운동하면 땀 날 정도이며, 대화를 나눌 수 있지만 노래를 부를 수 없을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고 했다.
조금 더 과학적인 방법으로 운동 강도를 알려면 맥박수를 이용한다. 운동할 때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최대 심박수(적당한 심박수는 1분에 보통 ‘(220-나이)x0.75로 계산할 수 있다. 50세라면 1분당 심박수를 120~130회로 유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박 교수는 “적당한 심박수로 1회 30~60분 운동하는 게 적당하다”며 “운동 빈도는 중강도는 5회 이상, 고강도는 3회, 중강도와 고강도를 병행하면 3~5회가 좋다”고 했다.
따라서 걷기 운동을 할 때는 1주일에 5회 이상 한번에 30분 이상 가볍게 숨찬 정도로 하면 된다. 한종수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1주일에 5회 이상 30분 즉 ‘1530’으로 걷거나 달리면 암도 예방할 수 있다”며 “하지만 고령인 가운데 퇴행성 관절염이 있으면 무릎 관절에 부담이 가므로 달리기보다 걷기나 실내자전거를 권한다”고 했다.
“허리 펴고 고개를 세운 채 전방 주시를”
걷기나 달리기할 때 자세가 좋지 않으면 등, 목, 어깨 등에 부담을 줘 쉽게 지치고 피곤하게 된다. 따라서 올바른 자세를 취해야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고개를 숙이고 걸으면 목과 어깨, 근육에 무리가 간다. 고개는 세운 채 시선은 전방을 응시하는 것이 좋다.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운동할 때 팔꿈치를 한 자세로 고정하고 걷는 사람이 있는데, 이 자세는 등을 경직시키고 자연스런 움직임을 방해한다”고 했다. 팔과 어깨의 긴장을 풀고 팔은 중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한다. 어깨를 움츠리고 걸으면 등이 굽고 숨쉬기도 곤란해진다. 어깨는 항상 엉덩이와 일직선이 되게 펴는 것이 좋다. 다만 곧게 펴는 데만 신경을 써 무리를 주는 것은 좋지 않으며 힘을 빼고 자연스러운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발을 딛는 요령은 발 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게 하며 발 앞꿈치로 지면을 차듯이 전진하는 것을 반복하면 된다. 보폭은 평소보다 약간 넓게 하고 속도는 속보로 걷는 것이 체력증진이나 심폐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걷기는 속도에 따라 평보, 속보, 경보로 구분된다. 평보는 1시간에 4㎞ 정도(보폭 60~70㎝) 속도로 걷는 것이다. 속보는 1시간에 6㎞(보폭 80~90㎝), 경보는 1시간에 8㎞(보폭 100~120㎝)로 걷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평보의 보폭은 자기 키에서 100을 빼면 된다. 박원하 교수는 “걷기에 적합한 신발로는 발가락에 부담이 가지 않는 넉넉한 것으로 방수가 잘되고 땀 흡수가 양호한 재질을 선택해야 한다”며 “밑창이 부드럽고 발등이 편한 가벼운 신발이 좋다”고 했다.
걷기나 달리기를 하면 부상 위험이 없지 않다. 따라서 걷기나 달리기를 하기 전에 하체 중심으로 스트레칭을 5~10분 정도 가볍게 하는 게 좋다. 운동을 끝낸 뒤에도 체조나 스트레칭으로 정리운동을 시행한다. 근력운동은 유산소운동만큼 자주 할 필요는 없고 2~3일 간격으로 1주일에 2~3회 정도하면 된다. 특히 고령인은 근육량이 줄고 뼈가 약해지기 때문에 근력운동을 빼먹지 말아야 한다. 한종수 교수는 “일교차가 심한 요즘이나 겨울철에 추위에 갑자기 노출되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며 “걷기 등 운동을 하려면 모자를 쓰는 등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다.

●올바른 걷기 운동법

1. 어깨, 팔의 긴장을 풀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한다.
2. 운동 중 고개를 숙이면 목, 어깨 근육에 무리가 되므로 시선은 전방을 향한다.
3.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신고, 굽이 있는 운동화는 피한다.
4. 운동 시작 전 스트레칭을 5~10분 실시해 몸을 운동하기 알맞게 적응시킨다.
5. 운동 후 느낄 수 있는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바로 운동을 멈추기보다 가볍게 걷거나 뛰도록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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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가을에 야외에서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걷기 운동은 심폐 기능을 향상할 뿐만 아니라 치매ㆍ우울증 등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