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 문화에는 왼쪽을 양(陽)이라 생각하고 오른쪽을 음(陰)이라 생각했는데, 특히 상갓집에 문상 가서 대문을 들어설 때 왼발을 먼저 내딛는 관습은 죽음을 상징하는 음(陰)의 기운을 물리치기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동양학에서도 좌, 우(左,右)를 이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데, 동양학에서의 사방(四方)은 서양과는 정반대로 북쪽이 지도 아래쪽에 놓여있고 남쪽은 위쪽으로 표시한다. 따라서 북을 아래쪽에 놓고 보면 왼쪽이 동방(東方)이 되는데 이는 해가 떠는 곳으로 양의 기운을 상징하고, 반대로 오른쪽인 서방(西方)은 해가 지는 곳으로 음의 방향으로 생각하였다.

또한 한자를 보면 왼쪽을 나타내는 좌(左)자에는 공(工)이 들어가 있는데, 이때 공(工)은 공부(工夫)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므로 왼쪽내지 왼손은 공부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우(右)는 입 구(口)자가 들어가는데 오른손은 밥 먹을 때 사용하는 손의 기능이라는 것으로 동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서양문화권에서는 좌(左)를 급진적 변화를 나타내는 동적인 의미인 반면, 우(右)는 온건함을 나타내는 정적인 의미로 사용하고 있으니 좌(左)와 우(右)를 보는 시각이 동양과 서양이 확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특히 중세 유럽에서는 사람들은 걸을 때나 마차를 타고 다닐 때 서로 왼쪽으로 비켜 다녔는데, 당시의 사람들 대부분이 오른손 잡이였기에 서로 마주보며 지나갈 때 왼쪽에 찬 칼이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왼쪽으로 비켜 다닌 것이다. 하지만 이 왼쪽통행의 관행이 깨어지게 된 계기를 마련한 사람이 바로 나폴레옹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유럽의 기마병들은 말고삐를 오른손으로 잡고 창을 왼손에 쥔 채 적을 공격했는데, 나폴레옹은 대부분이 오른 손잡이였던 병사들에게 오른손에 창을 들고 공격하게 해 전쟁마다 연승을 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지 않았던 영국이나 영국의 식민국가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국가들이 나폴레옹 시절의 관습대로 지금도 우측통행을 하고 있다. 사실 오른손잡이가 대부분인 사회에서 오른손잡이들이 좌측통행보다 우측통행을 한다는 것은 어색하고 불편한 일인데도, 이런 관습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역사의 아니러니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최근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에 비해 평균 9년이나 일찍 죽는다며 인터넷에 올린 ‘왼손잡이의 비애’라는 한 네티즌의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는 소식인데, 평균수명뿐만 아니라 사회 구조 면에서도 오른손잡이가 왼손잡이에 비해 보다 유리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닐까 싶다. 문득 양의 기운을 가진 왼손 보다는 오른손을 사용하도록 강요하신 돌아가신 아버님께 감사한 마음이 든다. 조미정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