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정신과 교수이자 여성재단인 ‘미즈(Ms.)’의 이사인 진 볼린은 “세상의 모든 여성들의 마음속에는 세 종류의 특징들이 있는데, 그 원형을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세 여신들 속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볼린이 나눈 세 그룹의 첫 번째 그룹은 사냥과 달의 여신인 아르테미스형으로, 이 부류의 여성들은 자신이 목표하는 바에는 온몸을 던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또한 남성과의 이성적 사랑보다는 형제애 자매애와 같은 것에 더 끌린다고 한다.  특히 이들은 자신을 얕보거나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 하는 일을 존중해 주지 않으면 파괴적이고 격렬한 반응을 보이는 문제점도 있다는 지적이다. 볼린은 이런 여성들의 예로 자기자신을 찾고 자신의 문제에 열중하는 페미니스트들, 여성들의 필요에 따라 세워진 여성들만의 집단, 이를테면 성폭행을 당하거나 매맞는 여성을 위한 보호소 같은 단체에서 일하는 여성들, 그리고 고집 센 개인주의 자들을 들고 있다. 

두 번째 유형은 전쟁의 여신이자 지혜와 공예의 여신인 아테나형의 여성들이다. 아르테미스와는 달리 기존의 가치체계와 가부장제를 옹호하는 유형이라고 한다. 이들은 유행에 민감한 디자인 보다는 실용적이고 유행을 타지 않는 스타일을 즐겨 입는 모범생타입으로, 정치적으로는 보수성향을 띠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런 유형의 여성들은 자신의 관심을 끄는 문제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볼린의 주장이다.

세 번째로는 화로의 수호신인 헤스티아형의 여성들이다. 이 부류의 여성들은 화로의 수호신처럼 조용한 성품을 지녔으며 자기주변의 언제나 따뜻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유형의 여성들로써 집안 살림을 정갈하고 섬세하게 잘해내는 여성들이나 수녀 같은 종교들 중에 많다고 한다. 이들의 가장 큰 약점은 자신의 이미지가 없고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며 자기 주장을 펼 줄을 모르는데 있다고 한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쉘 오바마 여사와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부인 앤 롬니 두 퍼스트레이디 후보들은 남편이 주인공인 전당대회에서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감동적 연설로 잔잔한 화제를 낳고 있는데 연설 속에 비친 이 두 여성의 특징을 볼린의 경우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 싶다.

밋 롬니 후보의 부인인 앤은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모성애를 자극함으로써 다섯 아들은 물론 많은 여성 유권자들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게 했는데 기존의 가치체계와 가부장제를 옹호하는 아테나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에 반해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인 미쉘은 "변화는 어렵고 느리며 한꺼번에 갑작스럽게 오는 게 아니지만, 결국에는 항상 그랬듯이 우리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그녀의 연설 속에는 자신이 목표하는 바에는 온몸을 던지는 특징을 지닌 아르테미스형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아르테미스나, 아테나, 헤스티아는 모두 누구나 침범할 수 없는 자기만의 공간을 가지고 산 여신들이었던 것처럼, 남편을 뛰어넘는 명연설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미쉘과 앤은 남성중심적인 사회가 강요하는 규범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앞서가고 있는 여성인 것 같아 부러운 마음이다. 조미정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