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라디오를 발명한 마르코니가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Six degrees of separation’이란이론이 있는데, ‘여섯 다리만 건너면 지구 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다 아는 사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로 이 이론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과학적 실험의 결과는 지구가 외형적으로는 거대하게 보이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얼마나 좁은 세상인가를 보여주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이 이론의 근거는 아주 단순한 가정에서 출발했는데, 내가 알고 지내는 사람이 300명정도 된다고 가정하면 내가 알고 지내는 사람도 300명의 친구를 두고 있을 테니 한 다리 건너 아는 사람은 300명의 제곱으로 9만 명에 이르게 되고, 여기에서 다시 두 단계를 거치면 아는 사람의 수는 9만 명의 제곱인 81억 명이 되는 꼴로 지구상의 모든 인구가 4단계만 이르러도 모두가 아는 사이가 된다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증명해 보이기 전까지만 해도 통념적 가정에 불과했지만, 코넬대학교의 스티브 스트로가츠 교수가 ‘작은 세상효과(Small world effect)’란 논문 속에서 헐리웃 영화배우들의 관계를 연구해보니 평균 3.65단계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어쨌든 교통과 통신수단의 발달, 인터넷의 폭발적 성장, 그리고 자유로운 교류와 무역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현대사회는 거대한 지구를 점점 더 좁은 세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수 싸이의 뮤직비디오가 단지 한 달 만에 수천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매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듯이, 사회가 좁아진다는 것은 모든 정보를 보다 손쉽게 나눌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하지만 얼굴을 마주하는 대면접촉이 점점 줄어드는 네트워크적 특성에 의해 좁아진 현대사회는 따뜻한 인간관계와 공동체 의식 등 좁은 사회가 가지는 긍정적인 측면은 수용하지 못한 채 날조된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야 하는 부작용을 낳을 우려가 켜져 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피라미드식 기업이 어떻게 그토록 거대하게 커질 수 있는지를 이해 할 수 있게 만든 것도, 또 어떤 사람에 대한 고약한 유언비어가 그 진원지도 모른 체 사실처럼 순식간에 퍼져나갈 수 있는지와 개인의 은밀한 사생활이 불과 몇 일 이내에 세상사람들에 쉽게 공개될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든 것도 ‘여섯 다리만 거치면 모두가 아는 사이가 된다’는 ‘작은 세상효과’에서 나온 결과가 아닌가 싶다.

결국 지금의 우리는 이런 부정적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너무나 위험한 작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이러다가 ‘신체 강탈자의 침입’이란 책에서와 같이 한도시의 주민 모두가 불과 몇 일만에 모두 외계인으로 변해가는 일이 현실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는 천냥 빚을 갚는다 했다. 바른 영향을 미치는 덕담들로 이 위험한 작은 세상을 함께 아름답게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미정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