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대회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가 바로 윔블던 테니스 대회인데, 1877년 처음 시작되었으니 횟수만 해도 무려 136년이나 된다. 이 유서 깊은 대회와 관련된 두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하나는 테니스 대회의 독특한 점수 매김 방식과 ‘0’을 ‘제로(Zero)’라 부르지 않고 ‘러브(Love)’라고 부르는 이유에 관한 것이고, 두 번째는 ‘윔블던 효과’라는 용어의 유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먼저 테니스를 한번이라도 쳐본 사람이라면 다른 운동경기에 비해 독특한 게임 방식에 불편함을 느껴본 사람들이 많았으리란 생각이 든다. 말하자면 1, 2, 3, 4점으로 점수를 매기는 편리한 방법이 아니라, 15, 30, 40으로 점수를 매기고 또 이 점수는 6점까지로 해서 한 세트를 마감하는 독특한 방법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60도짜리 조각 6개를 맞추어 360도의 완전한 원을 만드는 사람이 승리자’라는 기원에서 15, 30, 45(초기에는 45였지만 발음이 불편하여 40으로 바뀌게 됨)는 초기 60도를 완성해가는 과정이고 이것을 6번 완성하면 완전한 원을 만들 수 있다는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또 0을 사랑이란 말의 ‘러브’라고 부르는 것도 독특한데, 달걀을 뜻하는 프랑스어 l’oeuf(뢰프)에서 유래하였다고 하지만 제로와 달걀과의 연관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아무튼 테니스가 러브게임이 된 것도 0을 러브로 부르면서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윔블던 효과’라는 말은 주객이 전도된 상황을 빗대어 사용한 것이 그 유래라고 한다. 윔블던은 원래 영국의 귀족들끼리만 모여 테니스 경기를 펼치던 도시였는데, 해가 거듭되면서 국제적 규모로 경기를 펼치게 되었지만 대회시작과 함께 계속해서 외국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하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는데, 올해도 예외 없이 남, 여 단식 챔피언 모두가 자국민 선수가 아닌 외국선수들이 우승함으로써 그 전통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남자 단식에서는 1936년 프레드 페리 이후 그리고 여자 단식에서는 1977년 버지니아 웨이드 이후 영국출신 우승자가 나오지 않았다. 잔치 집에 놀러 온 손님이 주인행세를 하는 이같은 주객전도 현상이 계속되자 윔블던 효과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게 되었는데, 지금은 자국의 금융시장을 개방했을 때 외국기업이 이들의 금융시장을 장악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경제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아무튼 세계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윔블던 테니스 대회를 영국은 21세기 유망 국가 브랜드로 만들어가고 있는데, 매년 이 대회를 통해 벌어 들이는 수입만 해도 천문학적인 액수라 하니 주인행세를 못한다는 조롱의 뜻이 담긴 ‘윔블던 효과’라는 말이 이제는 ‘윔블던 특수’라는 말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조미정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