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오후, 올해가 가기 전에 한번 더 만나봐야 덜 섭섭할 것 같아 묻지도 않고 그냥 애틀랜타여성문학회 월례모임이 열리는 둘루스의 한 카페를 찾아갔습니다. 다섯 가지 색으로 표현하기에는 부끄러울 정도로 형형색색 백 가지 색깔로 곱게 물든 가로수 잎들이 어느 새 가을이 한가운데 와있음을 새삼 일깨워 주었죠. 그 뿐 아니에요. 하늘 저편을 불그스레 물들이기 시작한 노을은 도로변 단풍과 어우러져 가을 정취를 한껏 느끼게 했습니다. 
불쑥 찾아갔는데도 초면인 회원들까지 오랜 벗인 양 스스럼없이 반갑게 맞아줘서 ‘자주 찾아올 걸’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여성문학회는 12년전 애틀랜타 동포사회 한 켠에서 대 여섯 명이 작은 뜻들을 모아 출범했지만 이제는 70여명이 나 되는 제법 큰 동포단체로 우뚝 섰습니다. 저마다 바쁜 삶 속에서도 여성 특유의 감성과 문체로 창작활동을 하며 한인문화의 한 축을 담당해주고 있어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지요. 지난 9월에는 동인지 ‘애틀랜타 문학’ 제 6권째를 발행해 또 한번 이민문학사에 한 점을 찍었으니 그 열정이 부러울 정도입니다.
여성문학회는 그 동안 간단없이 매달 한 차례 모임을 이어온 것만도 대단한데 문학활동 외에 톡톡 튀는 이벤트로 지경을 넓혔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합니다. 여름에는 ‘시와 음악의 밤’ 행사를 열고, 철 따라 문학기행을 떠나고, 또 우리의 생활을 더 신나고 윤택하게 해주는 세미나까지 버라이어티 하게 열고 있습니다. 그리고 회원들 중에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뛰는 커리어우먼들이 꽤 많고, 회원간의 우애도 끈끈해 분위기 자체가 활기찹니다. 이날 모임도 시 낭송, 문학 강좌가 이어졌지만 커피와 샌드위치를 즐기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또 주변 얘기도 흥미롭게 들으며 교제하는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꼭 타고난 문재가 없더라도 함께 웃고 수다를 떨다 보면 문학에 가까이 가게 되고, 또 자연스럽게 문학을 사랑하게 된다고 한 회원이 귀띔을 해줍니다. 그리고 여성문학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홍보를 잊지 않네요. 혹자는 가을을 이별의 계절이라고 말하지만 만남의 계절이라고 강요하고 싶습니다. 고단한 이민생활 속에서 잠시 잊고 있던 친구에게 또는 가족에게 편지를, 전화메시지를 띄우는 것도 늦가을이어서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카페에 앉아 모처럼 올드팝송 The Letterman의 ‘Sealed with a Kiss’를 듣습니다. 김수완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