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남은 1년여 임기 동안 박근혜 대통령은 별 일 없겠지 했는데 끝내 피해가지를 못하는군요. 어려울 때 도움을 준 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지켜야 할 도를 넘어서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초래했으니 더 안타깝습니다.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에 애틀랜타 교포사회도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 일색입니다. 지금까지 불거진 의혹과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최순실이 막후에서 제멋대로 호가호위하며 권력을 휘두른 것을 능히 알 수 있으니 누구라도 경악할 수밖에 없지요. 청와대 직원이 때마다 대통령 연설문을 들고 최순실을 찾아가 결재를 받고, 최순실 입김대로 청와대 인사가 좌지우지 되고, 최순실의 위세에 밀려 한국 사학을 대표하는 이화여대가 개교이래 큰 수모를 당했으니 이보다 더 황당한 넌센스 코미디는 없을 겁니다.
대통령 측근의 권력형 비리를 지칭하는 게이트(Gate)가 비단 이번만이 아니고 매 정권마다 터져 나왔지만 최순실 게이트는 통치권까지 넘보며 국기를 문란케 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매우 큽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대통령과 청와대가 비선 실체 존재에 대해 줄곧 ‘근거 없는 의혹이다’ 또는 ‘봉건시대에나 있을 수 있는 일 이다’라며 오리발을 내밀었던 게 사실로 드러나고 있으니 국민들이 우롱당했다며 분개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대통령이 측근이 저지른 비리에 책임이 있다며 대국민사과를 하는 모습은 국가와 국민의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예전에 한보 게이트, 진승현 게이트, 최규선 게이트로 인해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이 곤혹스러워했던 모습들이 새삼 떠올라 더욱 씁쓰름합니다. 특히 미국언론들까지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를 주요 뉴스로 보도한 것을 보고 답답한 마음이 든 것은 비단 저뿐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패닉 상태로 판단됩니다. 한 동안 자취를 감췄던 대학생 시국선언이 등장하고, 일각에서는 하야, 탄핵론까지 흘러 나오고 있는 지경이에요. 정치권도 만사 제쳐놓고 최순실 게이트에 매달려 있고, 미르재단 사건 여파로 전경련 해체가 추진되는 등 경제계에도 후폭풍이 몰아칠 전망입니다. 이제 문제는 메가톤급 사안들이 앞으로 또 얼마나 더 터져 나올지 모른다는 점이지요. 최씨가 오랜 기간 박 대통령을 존경하는 마음에서 ‘언니’라고 부르며 따랐다면 서둘러 귀국해 조사를 받음으로써 결자해지 하는 게 해답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대통령이 벼랑 끝으로 더 내몰리는 상황을 막아야겠지요. 그리고 대통령은 좌고우면하지말고 청와대와 정부 고위직을 물갈이 수준으로 확 바꾸고,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해야 합니다. 이번에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만큼 당연히 개선해야 하고, 분노한 국민들에게도 용서를 구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김수완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