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사태는 애틀랜타를 비롯한 미 동남부 경제에도 예외 없이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 등지에서 한진해운을 이용해 무역해온 한인이 1천명 이상이고, 월 평균 수천 개의 컨테이너가 롱비치항과 사바나항을 통해 동남부로 들어오고 있지요. 선적을 해온 물건들은 하역을 시작했지만 육로수송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물건을 언제 받을지 깜깜하고, 새로운 운송업체를 찾자니 운임이 곱절 이상 뛰어올라서 고충이 이만저만 심한 게 아니라고 하소연들 입니다.
며칠 전 만난 애틀랜타의 원로 경제인들은 한진해운이 잘못은 했지만 온 국민이 힘써 어렵게 쌓아 올린 '해운 일등국' 지위를 일순간에 실추시킨 결과를 초래한 정부의 결정은 실로 엄청난 과오가 아닐 수 없다며 한 목소리로 안타까워했습니다. 그 같은 지적이 틀리지 않습니다. 무작정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의 자금지원을 하는 것은 당연히 옳지 않죠. 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이 국가브랜드와 국가신용도 입니다. 한국 정부는 한진해운만 쳐다볼 게 아니라 ‘대한민국’을 먼저 생각했어야 했습니다. 배가 없으면 무역하기가 어렵고, 수출전선에 악재가 될 것이 뻔한 데도 부실기업 정리만 주창한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지금 세계의 해운업은 해양 물류분야를 넘어서 외교·안보까지 다양한 분야에 확장성이 큰 대표적인 국가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미래도 밝지요. 이런 해운산업을 그저 여러 산업 중의 하나로 단순하게 취급하고 금융적인 시각에서만 접근해 처리한 것은 대세에 역행해 자충수를 둔 것이라고 지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등 해운국가로 평가 받고 있는 한국의 국가브랜드를 왜 스스로 내버리고, 경쟁국 좋은 일만 시킨 것인지, 또 그렇게 까지 하지 않으면 안될 다른 절박한 사정이 있었는지 의문이 듭니다. 장고를 거듭한 끝에 내린 결정이겠지만 쥐 잡으려다 장독 깬 꼴이 됐다고 생각됩니다. 이는 한진해운을 비호하거나 기업인 편을 들어서 하는 지적이 아닙니다. 정부 정책에 있어서 국가산업 보호가 언제나 1순위이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재 400억원을,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사재 100억원을 내놓은 것을 계기로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이제 공은 정부에게 넘어갔습니다.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를 구성해 조정 능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김수완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