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 어린이를 위한 잡지에 꿈을 찍는 사진관이란 연재동화가 있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꿈을 찍을 수 있는 사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던 것 같다. 기억나지 않는 꿈이나 설명 할 수 없는 황홀한 배경을 건질 수 있는 사진기가 있었으면 하고 아쉬워한 적이 많았으니까.

수면 중에 이루어지는 꿈은 초 자연적인 현상으로 꿈을 꾸게되는 이유와 수면중에 이루어지는 현상들이 과학적으로 이해 되기까지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긴하지만 꿈의 현상들은 꿈으로 남겨  두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꿈은 누구에게나 공유될 수 있는 신비로움의 세계로 우리의 정서를 윤택하게 해주는 은밀함을 안고있기에.   

우리의 시각에 들어오는 가시적인 시야가 있듯 우리의 의식세계에서도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의식의 한계가 있어 내면의 의식을 모두 감지할 수는 없다. 그러기에 우리는 수면 중에 만나는 꿈속에는 무슨 메세지가 있을까에 관심을 갖게된다. 살아가는 동안 수면중에 만나지는 꿈의 세계도 있지만 또렷한 의식 가운데서도 우리는 판타지라 부르는 무한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판타지의 누림은 막힌 것 같은 답답한 현실을 쉽게 뛰어넘을 수 있는 용기를 불어 넣어주기도 하고 얼마든지 영웅도 되어보고 황실의 주인공이 되어 볼 수도 있으며 성공한 기업인이 되어보기도 한다. 판타지 안에서만 가능한 일이기는 하지만 소망을 건져 올릴 수 있는 다리가 되어주기도하며  충동적이거나 모험스러운 열정을 현실로 곧장 토해내는 위험 부담을 줄여주기도 한다.

청소년기에 왕성했던 판타지 활동을 마치 아이들의 전유물로 여기기 쉬우나 장성한 후에나 중년이 되어서도 얼마든지 이 활동은 계속 될 수 있으며 어쩌면 노년기에 접어든 시기에 더 활발히 활동할 수도 있다. 아이들이나 젊은층의 환상에 가까운 이상은 쉽게 노출되어도 인정 받을 수 있지만 나이들어버린 후엔 어른다워야 한다는 굴레를 스스로 씌우며 유치함으로 치부되어버릴 것 같은 노파심으로 노출을 꺼리게 된다. 나이 들어 가면서 더 많은 이상을 꿈꾸게 된다는 현상을 과감히 드러내지 못하는 제한을 느끼게 되지만 판타지 활동은 나이에 비례하며 더 필요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남은 생을 버티어 내기에 더 많은 인내가 요구되고 갈등과 좌절이 더 깊은 구덩이를 넓혀가도록 내버려 둘순 없지않은가. 숱한 잃어버린것들을 줍기도 전에 계속 체념 해야하는 것들이 줄을 서고있지만 이런 상실을 덮을만한 것을 건지기가 점점 더 희박해져 가고 세상으로 부터 조금씩 외면 받으며 살아야한다는 다짐을 서서히 해 두어야 하기때문에 더 견고히 판타지의 세계를 붙들고 싶어한다.

왕성한 판타지 활동으로 누구에게 해를 끼치거나 반 사회적인 파장을 만드는건 아닐터이기에 손이 미치지 못하는 감히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을 향한 이상을 꿈 꿀 수 있는 혜택을 누려보자는 것이다. 아무도 쉽게 열 수 없는 비밀스러운 공간을 소유하며 마음껏 꿈꾸고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으며 소중히 키워갈 수 있는 유일한 자유의 유역이지 않은가.

다만 판타지 속에서만 머물지 않아야 한다는 절제가 필요한것이긴 하지만.

꿈과 이상은 분명히 아이들이나 청소년들만이 누릴 수 있는 전유물이 아니다. 나이 들수록 판타지는 더 무르익고 탄탄해진다. 심지어는 꿈이 없이는 이상들이 너무 매마르지 않을까하는 의구심도 갖게 된다. 판타지는 지각 능력이 일하고 있는 동안에는 필수적인 것이라 여겨지는것은 유년기를 거쳐 청년기로 성숙해가며 노년으로 접어들기 까지 쉬지 않고 무수한 이상을 꿈꾸며 현실로 바꾸어내는 순환을 거듭해오지 않았던가.

무한한 판타지의 세계에 펼쳐진 무지개를 꿈을 찍는 사진기에 담아내어 남은 날들을 다양하게 연출해 내고싶다. 월등하지 않으면 어떤 이상도 사멸되어버리는 세상이라서 외딴 섬에서 표류하는 것같은 고독을 즐겨보고싶다. 판타지라는 신선한 산소와 새로운 미네랄을 공급받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