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이 드높아졌습니다. 화려한 색채의 향연을 이루는 숲길을 걷고 있습니다.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가 짙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밝는 소리가--” “구르몽”의 시 구절을 읊게 되면 가슴엔 그리움의 감정이 피어오릅니다.

절절하게 흐느끼는 그리움의 감정을 노래하는 “귀에 남은 그대음성”(비제 오페라. 진주 잡이 중에서)은 옛 연인을 향한 사랑의 탄식이 가슴 저리게 하는 곡입니다.

한 시대를 풍미 했던 테너 “베냐미노 질리”(1890-1957)의 단정하고 매력적인 미성은 영탄조(질리의 가락)의 노래에서 더욱 빛을 발했습니다.

애절하게 노래하는 “별은 빛나건만”(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중에서) “귀에 남은 그대음성”은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그리움에 사무친 절규가 가슴 아프게 합니다.   

절묘한 목소리로 정열을 뿜어내는 “질리”의 명창은 마음을 흔들어놓는 마력을 지녔습니다.

옛 시절, 르네상스 음악 감상실에서 이 곡을 신청해놓고 몇 시간 동안 순번을 기다리며 음악에 대한 갈증으로 애태우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러한 설익은 낭만이 결코 싫지는 않았습니다.

# 친지 K로부터 걸려온 전화속의 음성은 언제나 안정감 있고 부드러운 음성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고결한 인품과 예의가 바르며 뛰어난 유머 감각을 지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습니다.   

특히, 그의 부드러운 미성은 주위로부터 부러워 할 만큼 매력적입니다. 

통화를 끝내고 나서도 오랫동안 그의 음성이 귓가에 맴도는 여운에 기분이 흐뭇합니다.

이태리의 옛 가곡 “무정한 마음”(카타리)은 테너 “디 스테파노”가 불러 열광케 했던 곡입니다. 그의 달콤한 미성은 우수가 깃든 이곡을 음률의 파장에 따라 애잔하고 때로는 격정적인  표현력이 뛰어난 열창으로 가슴 뛰는 흥분에 빠져들게 했습니다.

황홀했던 그 순간의 추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친지가 이곡을 무척 좋아해 어느 모임에서 내면의 깊이가 있는 신비스런 음성으로 은은하게 불러 가슴을 울리는 감동이 밀려 왔었습니다.

노래에 대한 몰입과 부드럽고 자연스런 제스처가 진지해 멋진 모습으로 다가 왔습니다.

#가을 소슬바람에 실려 오는 애잔한 노래가 심금을 울립니다. 

그리스 민요 “기차는 떠나가고”는 그리스 출신 메조 쏘프라노 “아그네스 발차”가 풍부한 성량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노래한 애틋하고 정감을 자아내는 곡입니다.

그리스 고유의 민속 악기의 향토색 짙은 “부주키”반주의 맑은 울림이 이채롭습니다. 

짙은 비애와 우수가 깃든 곡을 “아그네스 발차”가 쓸쓸하고 쓰라린 심정으로 담담하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 “토마”의 오페라 “미뇽”중에서 ‘그대는 아는가, 남쪽 나라를’ 아리아는 극중의 여 주인공 미뇽이 고향 이탈리아를 그리워하며 노래합니다. “괴테”의 자전적 소설 “빌헬름 마스터의 수업시대”에 나오는 유명한 시가 메조 쏘프라노의 노래입니다.

‘무화과 꽃이 피는 그 나라를 아시나요?/ 검은 잎으로 된 금빛 오렌지가 열려 있고,/ 도금양 나무는 조용히,/ 월계수는 높이 서 있는 그 나라를 아시나요?

아름다운 선율이 가슴을 파고드는 이곡은 메조 쏘프라노 “자네 로데스”가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했습니다. 서정적이며 맑은 미성이 정감이 넘칩니다.

음악을 감상하는 희열의 순간에 마음이 순화되며 오랫동안 짙은 여운으로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