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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부창 부수 승부

지역뉴스 | | 2018-05-19 19:19:58

칼럼,김정자,행복한아침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부창 부수란 남편이 주장하고 아내가 잘 따르는 것이 부부 사이의 도리라는 뜻으로 사전에서 퇴출되어야할 말로 가부장적인 구시대적인 부부화합을 일컫는 말이다. 거울을 보며 가위바위 보를 해보라. 숭부는 없다. 많은 부부들이 가장 가까워야할 사람과 승부 없는 가위바위보에 열중하고 있다. 승부는 영원히 나지 않는다. 왜일까. 거울은 결코 먼저 웃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의 거울로 살아가면서 거울에서 비껴서면 승부가 가려질 것이라는 착각도 무리없이 감행하고 있다.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려는 아집이 불러온 결과이리라. 싸움과 심판을 동시에 겸직하며 스스로 팔을 높이 든다. 선수가 심판을 겸임하게되면 상대의 점수를 주관적으로 판단하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라서 이 싸움은 누구 하나가 없어져야만 끝나는 싸움이다. 부부 싸움은 끝이 보이지않는 전쟁이다. 부창부수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지는 흥미거리다. 홀로되신 분이 떠난 아내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신단다. 그리워서. ‘이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란 답신만 있을 뿐인데. 갈등과 미움도 상대가 있어야 가능하다. 곁에 배우자가 없다면 싸울 이유도 없어진다. 

한 번 미워지면 서로의 단점만 보이는 법. 실은 자신에게 오히려 문제가 있는 것인데. 상대가 싫어져서 헤어지고 괜찮아 보이는 사람이랑 다시 만난다한들 일년도 아닌 몇개월 만에 먼저 살던 사람이 문득문득 생각나더라고. 겪어보신 분의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결혼 25년차 부부로 사랑한다는 말에 야박한 남편이라 속상한 마음을 드러낸 부인에게. 남편 왈, 25년 전에 사랑한다고 했잖아. 그 쉬운 말을 끝까지 하지않는 남편. 사랑한다는 말은 할수록 사랑의 부피가 커지는 것인데. 가소성을 함유한 질문을 심심할 때 친구들끼리 던지곤 한다.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배우자와 함께 할 것인가’. 얼른 녜라는 대답이 나왔단다. ‘그 놈이 그 놈이니까’. 옛 어르신들께서 이생을 잘 살아내면 다음 생에는 부부로 만나지 않게 된다는 말이 허탄해 보일 수도 있지만, 지금을 따뜻하게 살지 않으면 누구를 만나든, 웬수 같은 부부 모양새로 구태의연한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케슈탈트적 심리로 살아갈 수밖에. 어디서 누구와 어떠한 삶의 형태라한들 웬수같은 삶의 구성체를 구성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부는 둘이라서 함께 얻어낼 수 있는 시너지효과 또한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것이 부부가 함께 가야하는 이유이다. 서로의 얼굴 모습을 책임지면서 말이다.

신체중 가장 빨리 변하는 것이 얼굴이다. 정밀검사를 요하는 경우, 환자는 검사 당일이면 훨씬 늙어있다고 한다. 초조하고 불안한 영혼의 상처를 다스리지 못해서 얼굴이 변하게 되는 것이리라. 남편이라는 이름으로, 아내라는 이름으로, 영혼의 상처를 입혀서는 아니될 것이다. 영혼에 상처를 주고 받으면 모습이 급격히 달라질 수 밖에. 인생은 곧 상대를 평가하는 심상이다. 인생은 오로지 한 번으로 그쳐가는 것. 이 순간이 마지막이란 마음으로 서로 보듬어야만 한다. 인생이란 찰나같이 짧은 것이라서. 부부는 서로 인생보험을 든 거란다. 해서 서로의 완성된 사랑을 위해 먼저 자신을 사랑해야만 한다. 스스로 인생의 주인처럼 살아야 한다. 세상에 휘둘리지 않는 자존감이 있어야만 서로를 온 우주 역사상 하나 밖에 없는 존엄한 존재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부부는 가족사랑의 기틀이요 바탕이다. 부부란 상대의 기쁨을 통해서만 자신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오묘한 관계이다. 가족의 존재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가정의 달 5월이 되었으면 한다.

서로에게 이러한 인사를 나누어보자. ‘살아오는 동안 어수선하고 정체성 없는 말인데도 따뜻하게 경청해주셔서 행복했습니다’. 따스한 눈길로 항상 곁에서 지켜보아 주셔서 그 동안 행복했노라고, 고개 숙여 감사를 전해보자. 서로의 마음이 따뜻해지지 않을까. 생의 황야에서 사랑할 사람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을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것, 믿을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으로 충분히 남은 날들을 향한 희망을 품을 수 있으며,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부부란 언젠가는 남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곁에서 보이진 않지만 잊지 못하는 것, 먼저 갔지만 남기고 간 것이 있는 것이 사랑이고 추억이고 세월이다. 가까운 듯 먼 미래를 함께 걸어가야한다. 가슴에 오래도록 남겨지는 것은 세월보다 서로의 추억이다. 인생들은 한 사람도 예외없이 누구나 늙는다. 나이 든다는 것을 초라하거나 서럽게 만드는 것은 부부의 몫이다. 아름답게 돋보이는 삶은 장수와는 무관한 것. 형식이나 제약에 매이지 않으며 부피보다 질이란 사실만 오도마니 남는 것이 승화된 부창부수의 마지막 화폭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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