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매출의 6%까지 확대
온라인·에어비앤비에 맞서
대형 호텔들이 테크놀러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고객 편의를 제고하고 있다. 호텔업은 신기술에 열광하는 고객층을 잡고, 도전하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제압하기 위한 노림수다.
뉴욕타임스(NYT)는 호텔 업계가 테크놀러지에 대한 투자를 늘려 호텔 바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단순히 인터넷을 통해 객실을 예약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이제는 아이패드를 객실에 비치하는 호텔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룸서비스를 주문하고, 렌터카를 신청하며, 기타 호텔에 대한 정보도 얻는다. 여기에 호텔 내 스파를 예약하기도 하고, 청소나 서비스 용품도 신청하며, 호텔 인근의 박물관, 공연장, 유명 식당 등의 예약도 호텔 앱을 통해 할 수 있는 곳이 늘고 있다.
이런 성과가 가능해진 데는 꾸준한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문은 최근 한 여행 관련 심포지엄에서 공개된 조사 결과를 보도하며 호텔들이 테크놀러지에 투자하는 비용이 전체 매출의 6% 수준까지 확대됐다고 전했다. 조사 대상 호텔들의 57%는 올해 테크놀러지에 대한 투자를 지난해보다 늘릴 것이라고 답했고, 42%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투자를 줄일 계획인 호텔은 2%에 불과했다.
메리엇 인터내셔널 호텔의 조지 코빈 수석부사장은 “최근 5년새 모바일 예약률은 4배 이상 급증했고 75%의 고객은 객실에서 스마트폰, 태블릿, 랩탑 등을 사용할 정도로 호텔 산업은 테크놀러지와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며 “고객의 니즈가 바뀜에 따라 호텔도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2012년 전용 앱을 선보인 메리엇 호텔은 이후 꾸준히 기능을 추가해 지금은 체크인과 체크아웃은 물론, 각종 알람도 앱을 통해 고객의 스마트폰으로 전달되고, 객실 준비 상황과 서비스 요청, 객실 출입문 제어도 앱을 통하도록 하고 있다.
중소형 호텔들도 호텔용 메신저를 개발, 고객이 호텔 매니저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프런트 데스크에 전화를 걸어 했던 일을 주머니 속 스마트폰으로 대체하는 시대가 됐다”고 전했다.
미국 전체 호텔의 객실 점유율은 65.5%로 1984년 이후 33년래 최고 수준이다. 호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호텔들은 ▲테크놀러지를 선호하는 고객의 기호에 맞추고 ▲다른 호텔들과 차별화를 꾀하며 ▲숙박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를 따돌리고 ▲온라인 여행 사이트를 제압하며 ▲소셜미디어를 신봉하는 이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류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