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정동력 약화 불가피
전국의 이목이 집중된 앨라배마 주 연방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더그 존스(63) 후보가 성추문에 휩싸인 공화당 로이 무어(70) 후보를 꺾었다.
12일 밤 실시된 개표 결과 존스 후보가 49.9%의 득표율로 48.4%를 얻은 무어 후보를 1.5%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공화당의 대표적인 '텃밭'인 앨라배마에서 민주당 상원의원이 탄생한 것은 25년 만이다.
내년 중간선거의 '풍향계'로 간주된 이번 선거의 결과는 성추문 논란에도 무어 후보를 공개 지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일격을 가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작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무려 28%포인트 차로 압도한 지역이어서 존스의 승리는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선거 결과에는 당초 승리가 점쳐졌던 무어의 과거 미성년자 연쇄 성추행 의혹들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공개 지지한 후보가 낙선한 데다 집권 여당의 과반 의석마저 흔들릴 위험에 처하면서 이중의 타격을 받게 됐다.
현재 공화당 상원 의석이 52석에서 1석 줄면서 겨우 과반을 맞추는 수준이 됐다. 공화당에서 단 1명이라도 반대하면 법안을 통과할 수 없는 구조가 되면서 오바마케어(현행 건강보험법) 폐기와 반(反)이민 정책, 멕시코 장벽 건설 등의 핵심 입법과제 추진에 자칫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공화당의 이번 패배로 외부에서 '반트럼프' 여론에 힘이 실리는 것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국수주의적 국정 노선과 우측으로 쏠린 일방주의적인 정책 기조를 수정하라는 요구가 고개를 들 가능성이 커졌다.
공화당의 이번 보선 패배는 내년 중간선거 전망에도 먹구름을 드리웠다.
이미 지난달 '미니 지방선거'로 불린 버지니아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와 뉴욕시장 선거에서 완패한 데 이어 후보만 내면 된다는 '텃밭'에서마저 무너진 것은 공화당에 상당한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우빈 기자
환호하는 존스(위)와 고개 숙인 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