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연내 출시 기대가 높지만, 미국에선 피해가 큰 유색인종들의 백신에 대한 반감 때문에 전반적인 감염 예방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과거 임상시험 단계에서 다양한 인종을 참여시키는 제약사들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4일 “미국은 역사상 최대의 백신 접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부 지원에 회의적인 소수인종에 대해서는 계획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핵심은 백신을 개발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백신이 미 전역에 확산되도록 하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초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흑인과 라틴계 미국인은 코로나19로 사망할 확률이 백인보다 2배 높았다. 하지만 흑인들의 백신에 대한 반감이 심각하다.
지난 5월 AP통신과 시카고대 공동 여론조사 결과 흑인의 40%가 백신에 거부감을 보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정부 주도로 1932년부터 40년간 앨라배마주 터스키기에서 흑인을 대상으로 이뤄진 터스키기 매독 실험과 같은 선례가 있어 백신이나 임상시험 등에 대한 흑인들의 불신이 높다”고 설명했다.
당시 연구자들은 1940년대에 페니실린이 치료제로 널리 도입된 이후에도 매독에 감염된 흑인들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