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대표적인 민권운동가이자 정치인인 존 루이스를 폄하하는 발언을 남겨 화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7월 28일 악시오스(Axios)의 조나단 스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존 루이스를 한번도 만난 적이 없으며, 역사가 어떻게 그를 기억할 지 모르겠고, 루이스가 민권에 많은 에너지와 마음을 바쳤지만 (그런 활동을 한) 다른 사람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루이스는 내 취임식 및 연설에도 오지 않았다. 괜찮다. 그건 그의 권리이니까. 한편, 누구도 나만큼 흑인의 인권을 위해 많이 일한 사람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트럼프의 인터뷰는 3일 HBO에 방영됐다.
존 루이스는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다. 당시 루이스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음모를 암시하며 “트럼프가 적법한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는 “선거 결과에 대해 불평하기보다 범죄에 물들어 끔찍하게 쇠퇴하고 있는 당신 지역구를 개선하는데 시간을 써라”고 트위터로 반박했다.
루이스는 그 후 몇 년 동안 트럼프의 어떤 공식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루이스는 트럼프의 국무부 연설, 시민권 박물관 리본 커팅 행사 등에 불참했다. 2017년 12월 루이스는 “트럼프의 존재가 미국 영혼을 구속하고 나라의 발전을 위한 모든 노력을 조롱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의 탄핵 절차가 시작되지 않는 한 미국 국민은 진실을 찾지 못할 것”이라며 트럼프의 권력 남용 및 의회 방해 관련 탄핵안에 투표했다.
한편, 트럼프는 루이스의 활동에 일부 조력했다. 2018년 트럼프는 루이스가 추진한 애틀랜타의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국립 사적지에 조지아 최초의 국립 역사 공원을 조성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존 루이스는 앨라배마주의 물납 소작인의 아들로 태어나 1960년 이후 흑인 민권운동에서 중요한역할을 해왔다. 그는 미국 민주당원이자 연방 하원의원이었으며, 민주당 하원 원내 수석 부총무를 역임했고, 그의 선거구는 애틀란타시 북부의 약 3/4를 차지했다. 루이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미국 의회의 살아있는 양심”으로 칭송받고, 정파를 넘어 존경 받아왔다. 그는 지난 7월 17일 췌장암으로 인해 80세에 사망했다. 박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