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형준 법무사팀
첫광고
베테랑스 에듀

‘전원식당’ 눈물의 폐업에 쏟아진 ‘마지막 사랑’

미주한인 | | 2020-08-03 10:10:08

전원식당,폐업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아 눈물의 폐업을 결정했던 LA 한인타운의 대표적 한식당 ‘전원’(본보 7월28일자 A1면 보도)에 문을 닫는 순간까지 폐업을 아쉬워하는 고객들의 ‘마지막 사랑’이 쇄도하며 아쉬움과 훈훈함이 교차했다.

지난달 28일 본보를 비롯 LA타임스와 NBC 채널4 등이 일제히 한인과 비한인들로부터 사랑받던 전원식당의 폐업 소식을 전하자 수많은 고객들은 전정예 사장의 ‘고향의 손맛’ 음식을 더 이상 먹을 수 없다는 아쉬움에 전원으로 주문이 몰려들었다.

폐업 소식이 알려진 이후 사흘 내내 주방에서는 밤낮으로 준비한 음식을 포장해 나르느라 모두가 쉴 틈이 없었다. 전원식당 측에 따르면 이들 중 80%가 비한인 손님들이었는데, 너무나 많은 주문이 몰리는 통에 영업 마지막 날이던 지난달 31일 오후 무렵에는 전화가 폭주해 업무가 마비될 정도여서 아예 전화선을 빼놓아야 했을 정도였다.

더 이상 전정예 사장의 정성어린 음식을 먹지 못한다는 아쉬움에 식당을 찾았다가 주문이 밀려 발길을 돌려야 했던 타인종 손님들 중에는 “그동안 너무나 맛있게 먹었다. 꼭 다시 만나길 바란다”며 1,000달러, 700달러씩을 전 사장의 손에 꼭 쥐어주고 간 이들도 있었다. 또 뉴욕 등 전국에서도 LA를 방문했다가 전원식당의 음식을 맛보고 이를 잊지 못하던 한인들이 폐업 소식에 아쉬움을 표하는 전화들이 걸려왔다고 한다.

아들 제프 전 사장은 “메뉴에 없던 음식을 찾으면 어머니가 뒤져서라도 손님들에게 가져다 주곤 했다. 아마도 한인, 비한인 할 것 없이 단골 들이 기억하는 전원식당의 매력이 ‘오가는 정’이 아니었냐 싶다”며 “26년 동안 사랑과 관심을 주시고 식당을 찾아와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 상황이 좋질 않아 지금은 문을 닫지만 반드시 좋은 날이 올꺼라 생각하니 그 때까지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내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을 닫는 그 날까지 바쁘게 움직여야 했던 종업원들은 손님들의 마지막 사랑으로 매상이 코로나 이전보다 2배로 치솟으며 보너스를 듬뿍 받을 수 있었다. 전원식당이 문을 닫은 지난달 31일 공영라디오 방송 KCRW에 출연한 푸드웹진 ‘이터 LA’(Eater LA)의 매튜 강 에디터는 “인스타그램에 마마스 드라이브-바이 키친이 전원식당의 마지막 주문을 받는다는 소식을 올리고 2초도 되지 않아 ‘솔드 아웃’을 기록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어쩔 수 없이 문을 닫는 맘앤팝 레스토랑이 조금 더 버텨주기를 바라는 단골들의 응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1985년 미국으로 이민 와 26년을 한인타운에서 식당을 운영한 전정예 사장은 주류 방송에 출연하는 것보다 식당을 찾아주는 손님들의 맛있다는 소리가 가장 큰 기쁨으로 여긴 순박한 ‘마마’였다.

전 사장과 30년지기 부동산 에이전트 수 최씨는 “73세의 한인 이민자가 미국에서 열심히 식당을 경영해서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은 스토리가 찡하고 눈물난다”며 “마음이 따뜻한 친구인데 돈, 명예보다 ‘인심을 얻는’ 모습이 성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한편 전원식당과 함께 LA 한인타운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 중 하나인 ‘동일장’도 41년 만에 문을 닫는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2대에 걸쳐 가족 경영을 해 온 동일장은 지난 3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코로나사태로 5개월 동안 두 차례 셧다운을 거치면서 더 이상 유지가 어렵게 됐다”며 오는 15일 폐업한다고 밝혔다. 동일장은 지난 7월22일부터 화~토 주 5일 점심시간대에만 문을 열고 있다.

<하은선 기자>

‘전원식당’ 눈물의 폐업에 쏟아진 ‘마지막 사랑’
 전원식당 전정예 사장 가족이 지난주 투고를 위해 업소를 찾은 고객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박상혁 기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코로나 지원금 사기 연$5천억 달해
코로나 지원금 사기 연$5천억 달해

당국 3,500명 적발 기소피해 회수는 14억 불과합동특별단속부서 출범EDDㆍPPP 사기 집중수사<사진=Shutterstock>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 포함된 20

카약 타고 이동하는 두바이 주민들
카약 타고 이동하는 두바이 주민들

하루에 2년치 폭우가 쏟아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18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카약을 이용해 소유물들을 옮기고 있다. 평소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사막 기후인 두바이에 이상 폭우가

바이든, 트랜스젠더학생 인권보호 강화한 '타이틀9' 개정안 공개

성적 지향 따른 차별금지…트랜스젠더 운동선수 배제도 원칙적 반대 조 바이든 행정부가 19일 성소수자 학생 보호를 위한 이른바 '타이틀 9' 개정안을 공개했다.바이든 정부는 당초 지

앨러지 시즌이 시작됐다
앨러지 시즌이 시작됐다

미국인 4명 중 1명 시달려 선글라스·마스크 착용 도움 미 인구의 4분의 1에 달하는 사람들이 봄철 앨러지로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미 천식·앨러지 재단(Asthma an

수면을 부르는 멜라토닌, 우리 몸에서 자연 생성된다
수면을 부르는 멜라토닌, 우리 몸에서 자연 생성된다

어둠은 멜라토닌 촉진… 아침빛은 억제인공조명으로 생체리듬 깨져 불면증 불러취침 2시간 전 조명 낮게ㆍ청색광 차단해야 멜라토닌이 워낙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멜라토닌을 처방전

트럼프 ‘입막음돈 재판’ 배심원단 선정 마무리…내주 본격 심리
트럼프 ‘입막음돈 재판’ 배심원단 선정 마무리…내주 본격 심리

배심원 12명·대체후보 6명 모두 뽑아…법원 밖에선 한 남성 분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에 대한 형사재판 나흘째인 19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

김낙현 재외선거관 곧 이임 예정
김낙현 재외선거관 곧 이임 예정

제22대 대한민국 총선 재외선거를 위해 애틀랜타 총영사관에 파견돼 근무했던 김낙현(사진) 재외선거관이 임무를 마치고 곧 뒤국한다.김낙현 선거관은 지난 1년간 관할 동남부 6개주를

"아름다운 동행, '여경'(여성경제인협회)에 오세요"
"아름다운 동행, '여경'(여성경제인협회)에 오세요"

여성경제인협회 이·취임23대 김순애 회장 취임 애틀랜타 한인 여성경제인협회(AKABWA)가 지난 18일 오후 7시에 23대 김순애 신임회장 취임식과 22대 이기선 전 회장 이임식을

김영자 부동산, NAMAR 액티브 더블 피닉스상 수상
김영자 부동산, NAMAR 액티브 더블 피닉스상 수상

20년 밀리언달러 탑 프로듀서 애틀랜타 마스터 리얼티(Master Realty) 김영자 대표가 북동부 메트로 애틀랜타 부동산협회(NAMAR) 밀리언달러 클럽 시상식에서 ‘액티브 더

수배 용의자 경찰과 총격전 끝 노크로스서 사망
수배 용의자 경찰과 총격전 끝 노크로스서 사망

강도 용의자 경찰에 총격 18일 저녁 귀넷카운티 노크로스에서 수배 남성이 귀넷 카운티 경찰과 대치끝에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이 남성은 홀카운티에서 발부된 영장의 용의자였고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