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코로나사태를 맞아 사람들이 평소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감염병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감염병은 한마디로 면역기능이 약해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박테리아(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등에 정상세포가 공격을 당하며 여러가지 증상에 시달리는 경우를 말합니다.
인체의 면역세포가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기능은 외부에서 침입하는 요인이나 내부에서 발생하는 요인이 우리 몸에 해를 끼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즉 적군인지 아군인지 구별해서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입니다. 적군이면 물리쳐야 하고 아군이면 그대로 놔두어야 합니다. 그런데 면역세포가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4가지 현상이 나타납니다.
첫번째는 면역세포가 외부요인이 적군인데도 적절하게 물리치지 못하는 경우로 ‘전염병’입니다. 두번째는 외부요인이 아군까지는 아니어도 몸을 해칠 정도의 적군은 아닌데 과민반응하는 경우로 ‘앨러지’입니다. 세번째는 내부요인이 적군인데도 적절하게 물리치지 못하는 경우로 ‘암’입니다. 즉 정상세포가 비정상세포로 자라는데도 제어를 못하는 경우입니다. 네번째는 내부요인이 아군인데 과민반응하는 경우로 ‘자가면역질환’입니다. 즉 내 몸의 정상세포를 적군으로 간주해 공격해서 그 세포의 정상기능을 방해하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자가면역 질환으로 류마티스 관절염, 갑상선 저하증(하시모토 질병),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등이 있습니다. 자가면역증이 일어나는 많은 원인중의 하나가 장벽에 틈이 생기는 장누수증후군(Leaky gut syndrome)입니다. 이 경우에 여러가지 요인이 장벽으로 빠져나가 면역세포를 자극하다가 정상세포를 적군으로 오인해서 공격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면역세포가 염증성 물질을 너무 많이 분비해서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는 싸이토카인 폭풍을 일으켜 패혈증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즉 면역세포는 외부, 내부요인에 과하거나 약하게 반응하지 않고 적절하게 균형을 맞추어 반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평소에 건강하면 면역세포가 적절하게 반응하는 몸이 됩니다.
그런데 감염병과 관련해서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은 바로 병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병균들은 언제나 우리 생활주변에 퍼져 있고 인간과 같이 살아간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우리 몸에는 몸을 이루는 세포보다 더 많은 수의 박테리아가 살고 있고 또 박테리아보다 더 많은 수의 바이러스가 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병에 걸리지 않는 이유는 면역세포가 그 역할을 잘 감당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건강하고 증상이 없는 8천명을 대상으로 혈액검사를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험참가자의 42%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 C형 간염 바이러스, 허피스 바이러스, 독감 바이러스 심지어 AIDS를 일으킨다는 HIV바이러스도 발견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아무 증상을 겪지 않기에 환자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현대의학은 프랑스 과학자였던 루이 파스퇴르가 주장한 세균이론에 근거합니다. 즉 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세균이므로 약으로 없애거나 백신으로 예방하자는 이론입니다. 이와는 다르게 자연의학이나 동양의학에서는 동시대에 활동했던 프랑스 과학자인 안토인 베켐의 환경이론을 더 중요시 합니다. 즉 세균이 체내에 들어와서 감염을 일으키고 병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을 처음부터 만들지 않는 것이 병을 치료하고 예방한다는 이론입니다.
쉽게 예를 들면 어항속에 물고기가 살고 있는데 언젠가부터 물고기가 밥도 잘 안 먹고 헤엄도 잘 안치고 아파보이고 어항속 물은 더럽고 이끼가 많이 껴 있는 상황을 가정해 봅니다. 세균이론에 따르면 물고기에게 치료약을 먹이거나 백신으로 병을 예방해야 하지만 환경이론에 따르면 물고기가 병에 걸릴 수 있었던 환경, 즉 더러운 물을 갈아주고 어항속을 깨끗하게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심각한 병에 걸렸으면 세균이론에 따라 적절히 대처를 해여 하지만 그런 병에 걸리지 않도록 미리미리 깨끗한 환경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2차 감염병 유행이 시작될 지, 해마다 되풀이되는 독감시즌이 올 가을에 시작될 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평소 건강을 지키는 것이 제일 중요한 예방법이 됩니다. 건강한 식단,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 항산화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이나 영양제 섭취,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균형 잡힌 면역기능을 잘 지키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