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독신 남녀들의 주택 구입이 급증하면서 싱글족의 주택 소유율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결혼을 미루는 세태와 함께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주택 구입에 나서는 싱글족들이 늘어난 탓이다.
최근 USA투데이는 연방인구조사국의 자료를 바탕으로 주택판매업체 ‘하우스’(Haus)가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2018년 주택을 소유한 미혼자의 비율이 38.4%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주택 소유 미혼자의 비율은 사상 최고치에 해당된다.
싱글족들의 주택 구입이 급증하게 된 데는 결혼을 미루는 풍조가 대세로 자리잡은 데 기인하고 있다.
하우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18~34세 미국인 중 미혼인 경우가 72.3%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2008년에 같은 연령대의 미혼 비율은 67.2%, 1980년에는 47.6%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들의 사회적 진출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결혼과 출산도 늦어지고 있다.
여기에 높은 주택 가격도 싱글족의 주택 소유가 급감하는데 한 몫하고 있다.
해마다 오르는 주택 가격으로 주택 구입하려는 싱글족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저축을 통해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하느라 결혼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호황을 누리는 미국 경제도 싱글족들의 주택 구입을 급증하게 만든 원인 중 하나다. 50년만에 3.6%의 가장 낮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으며 2018년 중반 이후부터 평균 3%대의 급여 상승률을 나타낼 정도다.
18~34세 싱글족들의 2018년 현재 주택 소유 비율은 48.5%로 2014년 47.1%에 비해 1.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9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된다.
하지만 싱글족들이 주택을 구입하는 일은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다.
2012년 이래 전국 평균 주택 판매 중간가격은 54%나 올랐다. 이에 반해 급여 인상은 평균 20%의 성장세에 그쳐 주택 가격 인상이 소득을 앞지르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주택 구매 여력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따라서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뉴욕, 샌프란시스코, LA, 샌호세와 같은 지역에서 젊은층의 10%만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혼 남녀들 사이에서 친구나 이성과 짝을 이뤄 주택을 구입하는 현상도 빚어지면서 지난해 전체 주택 구매에서 9%가 동거 커플이 차지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