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고 기침만 해도 의심의 눈초리…”
지나친 공포확산에 애궂은 아시안들 피해
중국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 최근 신종 코로나로 인해 미국에서도 지나친 불안과 공포가 확산되면서 아시아계 주민들을 향해 경계심을 이나 적대감을 표출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한인사회에서도 구체적인 감염 사례나 위험이 전혀 없는 상황인데도 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하거나 패닉에 빠지는 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삼가해야 하며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LA타임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헛소문이나 가짜 뉴스로 인해 아시아 음식을 기피하거나 아시아계 주민이 많은 지역을 피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문은 대학교에 재학 중인 로젠 후인의 사례를 예시로 들면서 최근 아시안들은 기침만 해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으로 의심을 받아 기침조차 마음 편히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후인은 “기침만 하면 주변에서 저를 코로나 감염자로 본다”며 “학교에서 최대한 기침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문은 지난해 10월 이후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미국 내에서 1만명이 넘어선 가운데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미국 내 11명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잘못된 정보로 인한 아시아계를 향해 혐오 정서를 표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모든 아시아계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렸을 것이라는 생각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네소타 대학교의 미셸 이 교수는 “두려움과 패닉으로 인해 외국인이나 아시아계 주민들에 대해 적대감을 갖기 보다 상식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며 “과도한 패닉이나 공포가 신종 코로나 감염 보다 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인들도 이같은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최근 목감기에 걸려 기침이 끊이지 않아 외출 시에는 꼭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글렌데일 거주 한인 도모씨는 지난 주말 마스크를 쓴 채 밤길을 걷다 봉변을 당했다.
한 행인이 다가와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왜 돌아 다니냐”며 시비를 걸어 온 것. 도씨는 감기에 걸려 마스크를 쓴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피할 수 없었다. 도씨는 “최근에는 주변 사람들의 눈치가 보여 마스크를 쓰고 다닐 수조차 없다”며 “되도록 바깥에 나가는 일을 삼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3일 CDC는 캘리포니아 샌베니토 카운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의심 부부가 확진 판정을 받아 미국 내 확진자가 모두 11명이 됐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 부부 중 남편이 최근 중국 우한을 다녀왔고, 부인은 남편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