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판매 되레 감소
비싼 가격·충전소 부족
전체 차량 중 불과 2%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전기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지난해 미국 내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오히려 줄어들어 역성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한 충전시설과 함께 높은 차량가격, 그리고 가솔린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17일 LA타임스는 정치권의 무공해 전기차량 개발 촉구에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미래의 먹거리’로 전기자동차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에 비해 지난해 특히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저조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 ‘애드먼즈닷컴’에 따르면 플러그인(plug-in·배터리 충전방식)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지난해 미국에서 출시된 전기자동차의 종류는 모두 45종으로 판매량은 32만5,000대에 그쳤다. 이는 2018년 34만9,000대가 판매됐던 2018년과 비교해 6.8%나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미국 내에서 판매된 자동차 수는 모두 1,700만여대로 이중 전기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 구조조정 자문사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 마크 웨이크필드는 “지난해 배터리 충전방식 전기자동차 생산 대수는 2배나 늘었지만 판매량은 턱없이 저조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전기자동차 판매 부진 현상은 비단 미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중국에서도 지난해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4%나 줄어들어 120만대 판매에 그쳤다. 유럽연합에서도 지난해 전기자동차 판매가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전기자동차 판매 부진은 곧 자동차 생산업체에게는 재정 손실을 의미한다. 오는 2023년까지 글로벌 자동차 생산업체들의 전기자동차 투자 규모는 모두 2,250억달러로 미국, 중국, 유럽 등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수년간 이익을 내지 못하는 소위 ‘이익 사막’(profit desert)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판매 부진 배후에는 전기충전소 부족에 따른 소비자의 불안감이 깔려 있다. 지난해 6월 현재 미국 내 전기충전소는 2만 곳의 전기충전소에 모두 7만개 간이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이는 2017년 1만6,000 곳의 충전소와 4민3,000개 간이 충전기에 비해 늘어난 수치지만 1회 충전으로 평균 250마일을 주행하는 전기자동차에 대한 주행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전기자동차가 개솔린 자동차에 비해 비싼 것도 미국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원인 중 하나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