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내 이민자 조사
‘비교적 부유층’ 이미지는 영화·드라마 탓 착시현상, 인종·임금차별도 시달려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수천달러 과외도 마다하지 않는 한인 등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미국인들의 통념과는 달리 실제로는 심각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히스패닉이나 흑인 커뮤니티와 달리 비교적 부유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인 등 아시아계 이민자 상당수가 저소득 빈곤층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부유한 아시아계’라는 미국인들의 인식은 영화나 드라마로 인한 착시 현상이라는 것이다.
워싱턴 소재 비영리학술재단인 공공지역 연구소(PRRI)가 제임스 어바인 재단의 후원으로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2,684명의 아태계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인을 포함해 가주내 아태계 주민 4명 가운데 1명은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종별로는 캄보디아외 베트남계 이민자들의 경우 응답자의 26%가 빈곤문제를 토로해 가장 높았으며, 중국(23%), 필리핀(22%), 일본(22%), 인도(20%) 순이었다.
아태계 가운데 한인들의 경우 빈곤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15%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PRRI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고급차를 타고 호화로운 주택에 거주하는 등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실제 삶은 빈곤과 투쟁하는 등 생각보다 가주내 거주하는 아태계 주민들의 빈곤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번 조사에서 흥미로운 점은 응답자 가운데 45%는 지난해 빈곤 문제로 인해 자신의 식비를 절감하거나 병원 방문과 처방약 등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생활비를 줄였다고 답했다.
또, 캘리포니아주내 아태계 근로자들 가운데 3분의 1은 고용주로부터 임금차별이나 임금착취 등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10명 중 3명은 직장내 인종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를 진행한 RPPI는 근면성실함으로 미국에서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는 아태계 이민자들의 경우 보여지는 것과 달리 일터나 가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생각보다 심각한 아태계 주민들의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각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