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출신 이민자가 ‘묻지마 증오범죄’로 황산테러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위스콘신주 밀워키 경찰국은 지난 1일 저녁 페루 출신 미 시민권자에게 황산이 함유된 배터리산 액체를 뿌리며 “미국을 떠나라”고 막말을 퍼부은 61세 백인 남성을 체포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상대방이 히스패닉계라는 이유만으로 불법체류 이민자 취급을 하며 황산테러를 저지른 이민자 대상 ‘묻지마 증오범죄’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 페루 출신의 미 시민권자인 마후드 빌라레스(42)는 저녁을 먹기 위해 멕시칸 식당 인근에 주차를 하고 있었는데, 이때 한 백인 남성이 쫓아와 빌라레스에게 황산이 든 배터리산을 투척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 백인 남성은 “왜 불법으로 미국에 침략했냐”라며 “미국을 떠나라”라고 빌라레스에게 소리친 것으로 전해졌다. <석인희 기자>
황산테러로 왼쪽 얼굴에 2도 화상을 입은 빌라레스는 현재 치료를 받는 중이며, ‘고펀드미’를 통한 기금모금을 통해 2만8,000달러 가량의 치료 비용을 마련했다. 경찰은 용의자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탐 바렛 밀워키 시장은 4일 회견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들의 침공’이라는 수사를 사용하며 이민자들에 대한 증오를 부추겨온 데 원인이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연방수사국(FBI)이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증오범죄는 3년 연속 증가해 지난 2017년 전년대비 17% 늘어났고, 히스패닉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는 2016년 344건에서 2017년 427건으로 24%나 증가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