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00만달러 이하 개인
2만5천달러까지 전액 감면
고액 미납자에 경고 의미도

 

 

연방 국세청(IRS)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전 국적자나 해외 거주자가 신고를 할 경우 페널티나 처벌을 면제해주는 특별 사면제도를 도입해 시행한다.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기 전 세금보고를 하지 못해 불이익을 받는 미납자들을 구제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특정 전 시민권자 사면 절차’(The Relief Procedures for Certain Former Citizen·이하 사면 절차)라고 명명된 이번 조치는 현재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개인으로 미국 체류시 세금보고를 하지 못해 납부하지 못한 미납 세금을 면제해 주는 특별 제도다.
그러나 이번 사면 절차가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모든 개인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면제 절차 대상자가 될 수 있다.
IRS에 따르면 먼저 2010년 3월18일 이후에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사람들이 해당되며, 미국 시민권을 포기할 당시 순자산 규모가 200만달러 이하이어야 한다. 사면 절차는 개인에 한하며 법인이나 단체는 해당되지 않는다. 또한 의도적으로 세금 회피 목적이 아니고 단순 실수로 세금보고를 하지 못한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미납 세금 규모도 한정돼 있다. 자격 조건에 부합하는 미납자는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던 해와 그 이전 5년 간, 모두 6년에 걸친 세금보고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6년간 미납 세금 규모가 2만5,000달러를 넘지 않아야 전액 감면을 받을 수 있다.
IRS 측은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세금 미납자들 대부분이 미국에서 미납한 세금을 납부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조치는 세금 미납자들의 미납 세금을 탕감해 벌금과 미납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면 절차의 또 하나의 특징은 사면 절차의 마감일이 지정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IRS에 따르면 추후 마감일을 공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마감일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조건과 자격이 되는 미국 시민권 포기자들의 활용도를 높인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번 IRS의 면제 절차를 놓고 한인 공인회계사들 사이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조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민권 포기자의 미납 세금을 전액 감면해준다는 점이나 마감일을 제시하지 않는 점에서 예전에 나왔던 특별 조치와는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이번 사면 절차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인 공인회계사들이 많다. 미납 세금에 따른 벌금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 재입국 시 입국 거부를 비롯한 각종 불이익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의 궁극적 의도는 미납 세금에 대한 경각심을 고조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만5,000달러 이상 고액 세금을 미납했거나 200만달러 이상의 재산을 보유했을 경우에는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더라도 세금보고와 납부의 의무가 있다는 점을 분명하고 있어 강력한 처벌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제임스 차 공인회계사(CPA)는 “IRS에서 세부적인 실행 지침이나 추가 조치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이번 사면 절차는 조건에 맞는 시민권 포기자에 대한 감면 조치이기도 하지만 고액 미납자들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시키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연방 국세청이 2010년 3월 이후 미 시민권을 포기한 개인에게 미납 세금의 일정 부분을 탕감해주는 면제 제도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공인회계사와 세금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             <AP>
연방 국세청이 2010년 3월 이후 미 시민권을 포기한 개인에게 미납 세금의 일정 부분을 탕감해주는 면제 제도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공인회계사와 세금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