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블랙홀’로 변하면 흉물처럼 여겨져

시끄러운 이웃때문에 정 떨어질수도 있어

아늑했던 집 식구 늘면서 비좁아질수도


그토록 사랑스럽던 배우자도 한 번쯤 미워질 때가 있는 법. 첫눈에 ‘사랑’에 빠진 ‘드림 홈’도 살다 보면 지겨워지기 마련이다. 배우자가 밉다고 쉽게 이혼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것처럼 지겨워진 집을 처분하는 일도 쉽지 않다. 그런데 살면 살수록 불편함이 점점 크게 느껴지면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할 때다. 온라인 금융 정보 업체 ‘뱅크레이트 닷컴’이 집이 싫어지는 흔한 이유와 대처 방법을 살펴봤다.



■ 끝나지 않는 수리, 적절한 타이밍에 내놓는 것이 상책

‘픽서 어퍼’(Fixer Upper)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구입한 주택이 수리 항목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수리 블랙홀’로 변하면 흉물처럼 여겨질 수밖에 없다.

주말 시간을 활용해 취미 삼아 조금씩 수리를 할 계획이었지만 주말은 커녕 주중 시간을 할애해도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점점 스트레스만 쌓여간다. 주로 플리핑 투자자들이 구입하는 픽서 어퍼에 일반인들이 관심을 갖게 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부동산 전문 채널에서 픽서 어퍼가 리모델링을 거쳐 드림 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다룬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일반인들이 픽서 어퍼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히게 됐다.

주택 리모델링 업체 ‘선코스트 리노베이션스 앤 디자인’의 캐머론 개스킬 대표는 “부동산 전문 채널 탓에 일반인들은 실제 리모델링 절차가 얼마나 힘든지 알지 못할 때가 많다”라며 “TV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작업 인력이 주방 캐비닛을 쉽게 설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해당 분야의 전문 인력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픽서 어퍼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는데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다. 직접 손을 댄 리모델링 작업이 잘못 진행됐거나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그제서야 전문 리모델링 업체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이때부터 당초 예상했던 비용보다 많은 비용이 지출되기 시작한다.

리모델링 비용이 당초 예상 비용을 초과하거나 주거비 및 기타 생활비에까지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손실이 불어나기 전에 처분을 결정해야 할 때다. 사우스다코타 소재 ‘제이미슨 리얼에스테이트 컴퍼니’의 베스 제이미슨 대표는 “리모델링 결과와 상관없이 수리 부담이 커지기 시작하면 주택 처분이 고려될 때”라며 “셀러스 마켓 기간 또는 부동산 에이전트가 제시하는 적정 타이밍에 집을 내놓으라”고 조언했다.

주택 구입 후 얼마 되지 않아 다시 팔더라도 리모델링 항목에 따라 공사 비용 회수율이 높은 항목들도 있다. 공사비 회수율이 가장 높은 리모델링 항목은 지붕 교체 공사다.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와 ‘전국 리모델링업 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the Remodeling Industry)에 따르면 지붕 교체 공사비는 평균 약 7,500달러로 재판매시 예상되는 공사비 회수율은 약 105%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페인트 작업과 잔고장만 수리해도 ‘미워진’ 집을 파는 데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집을 다시 내놓을 경우 리모델링 업체보다는 분야별 전문 업체를 통해서 수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 작아져가는 집, ‘집안 정리, 실내 디자인, 증축’ 통해 공간 확보

처음엔 아늑하게 느껴졌던 집이 점점 비좁은 집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다. 신혼 초 부부가 유일한 식구였던 단란한 가정에 자녀들이 생기게 되면서부터다.

자녀가 어릴 때는 그나마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살지만 자녀가 10대, 20대로 성장하면 큰 집에 대한 갈망이 커지기 시작한다.

‘큰 집으로 이사 가면 되겠지’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요즘과 같은 셀러스 마켓에서는 큰 집으로 이사하는 이른바 ‘무브 업’(Move Up) 이사는 생각처럼 쉽지 않다. 큰 집 구입은 어렵고 큰 집에 대한 필요가 절실할 때 몇 가지 방법이 있다.

큰 비용 들이지 않고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으로 ‘집안을 비우기 작업’(de-clutter)이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 업체 ‘홀리 데니스 인테리어스’의 홀리 데니스 대표는 “잡동사니를 정리하는 작업이 실내 공간을 확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간을 넓힐 수는 없지만 몇몇 장식품을 활용해서 실내 공간이 넓게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어두침침해 실내 공간을 비좁게 보이게 하는 벽 모서리 공간에 전등 장식품을 비치하면 죽어 있던 공간이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실내 천정의 경우 ‘트레이 실링’(Tray Ceiling)과 같은 리모델링이나 어두운색으로 칠하면 실내가 좁게 느껴지기 때문에 흰색으로 칠하는 것이 좋다. 각 침실이나 공간의 면적으로 고려해서 적절한 크기의 가구를 배치하는 것도 실내 공간 확보의 방법이다.

증축을 통해 실내 공간을 넓히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침실 증축의 경우 수도 공사가 필요한 욕실이나 주방 증축 공사에 비해 공사비가 저렴하고 공사 과정도 비교적 간단하다.

개스킬 대표에 따르면 ‘시트 록’(Sheet Rock) 자재를 사용한 침실 증축 공사비의 경우 평방피트 당 최저 약 60 달러로 260평방 피트 짜리 침실을 증축 공사비는 약 1만 6,000 달러가 예상된다. 다만 기존 지붕 구조가 특이하거나 고급 재질일 경우 침실 증축 공사비가 높아질 수 있다.

증축 공사에 필요한 비용이 충분하지 않다면 주택 담보 신용 대출을 통한 공사비 마련 방법이 있다. 주택 담보 대출에 적용되는 이자율이 크레딧 대출 이자율 또는 개인 대출 이자율보다 낮고 리모델링 공사 목적의 대출 이자는 세금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주택 담보 대출액에 따라 월 페이먼트 금액이 높아질 수 있고 연체가 발생하면 자칫 주택을 압류당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 시끄러운 이웃, 말로 안 통하면 HOA나 시정부에 불평 제기

집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도 다른 집으로 이사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때가 있다. 이때는 집이 문제가 아니라 옆집에 사는 이웃이 문제다. 주말 새벽부터 앞마당 잔디를 깎아 아침잠을 설치게 하는 이웃, 반대로 정원 관리를 소홀히 해서 동네 미관을 해치는 이웃은 생활에 불편을 줄 뿐만 아니라 주택 가치를 떨어뜨리는 원인까지 제공한다. 만약 평소 이웃과의 관계가 서먹하지 않았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정중하게 불편을 설명하는 것이다.

만약 대화를 통한 해결 방법이 효과가 없다면 관할 시 정부 또는 ‘주택 소유주 협회’(HOA)에 불평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시정부는 주민의 쾌적한 주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을 두고 있고 익명으로 불평을 처리한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정부는 해당 이웃에게 문제 시정을 요구하는 통보를 발송한다.

주의할 점은 이웃과 먼저 대화를 나눈 뒤 시정부에 불평을 제기할 경우 해당 이웃이 불평을 제기한 이웃이 누군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웃과의 관계를 고려해서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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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이 식은 집은 적절한 타이밍에 내놓는 것이 상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