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룰을 바꿔 신시장 개척 나서겠습니다.”
한국 라면업계의 선두 주자인 ‘농심’의 미국법인 ‘농심 아메리카’가 설립 25주년을 맞아 내세운 확고한 미래 전략이다. 지난 25년 간 줄곧 농심 아메리카를 이끌어 온 신동엽 대표는 “1위를 흉내내는 제품으로는 만년 2, 3위 업체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신념을 밝히며 새로운 시장 판도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신 대표가 ‘게임의 룰’을 바꿔 시장의 판도에 변화를 주도하려는 데는 나름 계산이 있다. 바로 건강과 프리미엄 가치를 앞세우는 것이다. 앞으로 건강식에 대한 신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 아래 기름에 튀기지 않는 건면이나 쌀국수 등으로 신시장 창출과 함께 미주 라면시장 1위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는 게 신동엽 대표의 미래를 위한 포석이다.
이를 위해 애초 제2공장을 동부 지역에 세우려던 계획을 변경해 코로나 지역에 제2공장을 준비 중에 있다. 신 대표는 “건면과 쌀국수 등 건강면 생산을 고려하면 멀리 동부로 가는 것 보다는 랜초쿠카몽가 공장과 시너지 효과를 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농심 아메리카의 현재는 눈물과 어려움의 과거 없이는 가능하지 못했다. 25년 전 당시 한국 라면 영업을 할 때 당했던 문전박대와 괄시 등은 아름다운 과거라고 하기엔 너무 아픈 기억이라고 신 대표는 술회했다.
농심 아메리카의 전환기는 2005년 랜초쿠카몽가 공장 설립 이후 2017년 8월 4,692개의 월마트 전 매장에 신라면이 입점하면서부터다.
농심의 미국법인 매출은 2015년 1억5,600만 달러에서 지난해 2억2,500만 달러로 3년 만에 44.2% 급증했다. 지난해 매출을 라면 수로 환산하면 5억 개에 해당되는 수치다.
그래서일까? 25년 동안 대표로서 기업을 운영해온 신 대표에겐 독특한 기업관이 하나 있다. 일종의 느긋함의 경영이다. 단기간에 매출을 끌어 올리는 조바심을 버려야 기업이 오래 지속발전할 수 있다는 게 신 대표의 지론이다.
신 대표는 “너무 성급하게 단기 성적에 매달리는 한국 기업들이 실패를 거듭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좀 더 거시적으로 보고 여유를 가지고 시장을 개척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앞으로 또 다른 25년의 꿈이 하나 있다고 했다. “한국의 우수한 식문화를 미국 시장에 알리고 심어주는 게 꿈”이라고 강조한 신 대표는 “한인사회의 관심과 지원 없이는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인사회의 성원을 부탁했다. <남상욱 기자>
창립 25주년을 맞이한 ‘농심 아메리카’는 신시장 창출을 통해 업계 1위로 도약하는 또 다른 25년의 미래 청사진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농심 아메리카 김영창 상무, 신동엽 대표, 이기로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