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맞춤 메뉴 제공^결제 가능해 매출 증대 도움
개인정보 유출로 안전에 심각한 위험 초래 반박도
고객의 차량정보를 활용해 메뉴 선택과 결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차량번호 자동인식 시스템을 패스트푸드 체인점의 드라이브스루(drive-through)에 도입하는 것을 놓고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국에선 이미 시행중인 드라이브스루 자동인식 시스템이 고객 편의와 매출 증대에 도움을 준다는 패스트푸드 체인점의 입장과 개인 정보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인권단체의 주장이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1일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를 비롯한 패스트푸드 체인들이 드라이브스루에 고객 차량번호 자동인식 시스템을 앞다퉈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객 차량번호 자동인식 시스템은 드라이브스루에 카메라를 설치해 고객 차량의 번호를 확인해 해당 고객이 선호하는 메뉴나 맞춤 메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결제까지 가능한 서비스다.
FT는 고객 차량번호 자동인식 시스템은 이미 커피전문 체인인 스파벅스가 한국에서 상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전에 서비스에 등록된 차량이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에 진입하게 되면, 차량번호 자동인식을 통해 스타벅스 바리스타는 고객 정보를 사전에 인지할 수 있게 되어 빠른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FT에 따르면 미국 내 패스트푸드 업계가 차량번호 자동인식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바로 매출 증대다. 주문에서 결제까지 빠른 시간 내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고객 처리율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이 분야의 스타트업 기업인 ‘파이브스루’(5Thru)에 따르면 차량번호 자동인식 시스템으로 주문 시간을 단축함에 따라 하루 30여대의 고객 차량의 주문을 더 받을 수 있을 정도다.
차량번호 자동인식 시스템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 맥도널드다. 맥도널드는 지난 3월 ‘결정 논리’를 전문으로 하는 기계학습 스타트업인 ‘다이나믹 일드’(Dynamic Yield)사를 3억달러에 인수했다. 드라이브스루 고객에게 시간대와 고객의 취향에 따라 맞춤형 디지털 메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사실 고객 맞춤 메뉴를 도입했던 것은 과거에도 있었다. 2017년 패스트푸드 체인 KFC가 중국 검색엔진사 ‘바이두’와 협력해 고객의 연령과 분위기에 따라 추천 메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때 활용됐던 것은 ‘안면인식’ 기술이었다.
FT에 따르면 차량번호 자동인식 시스템을 드라이브스루에 도입한 사례는 아직 없지만 도입을 위한 물밑 협상은 매우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신업체 ‘AT&T’의 경우 5G 네트워크를 활용해 안면인식과 차량번호 자동인식 서비스 도입을 검토해 보자는 패스트푸드 체인업계의 제안들을 상당량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패스트푸드 업계의 차량번호 자동인식 시스템 도입 검토에 대해 인원단체들의 반대 역시 만만치 않다. 카메라를 통해 차량번호를 찍는 행위는 너무 과한 것일 뿐 아니라 추적관찰 기술은 개인정보 안전에 심대한 위험을 초래한다는 게 반대 요지다.
차량번호 그 자체는 개인비밀이 아니라는 게 법조계 판단이지만, 고객의 각종 정보가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게다가 방대하게 수집된 정보에 대한 보관 방식과 기한 등이 불분명해 개인 정보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상욱 기자>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는 드라이브스루 고객의 차량번호를 자동 인식해 맞춤형 메뉴 제공과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관련 스타트업을 매입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