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베테랑스 에듀

서부 해안가 고급 주택시장 열기 식었다

지역뉴스 | 부동산 | 2019-03-25 09:09:10

서부해안,주택시장,서부지역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시애틀, 주택시장 열기 가장빨리 식어… 집값 올해 하락

남가주·SF 베이지역은 주택거래 11년래 가장 낮은 수준

서부 해안가 고급 주택 시장의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치열하던 주택 구입 경쟁이 모습을 감추더니 결국 주택 가격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매물을 보지도 않고 계약을 체결하거나 거액의 웃돈을 얹어서 계약하는 모습은 이제 옛날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 서부 지역의 주택 시장이 ‘바이어스 마켓’으로 진입하는 뚜렷한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해와는 전혀 딴판인 서부 지역 주택 시장 상황을 살펴봤다.

■ 시애틀 급속 냉각 중

서부 해안가 도시 중 주택 시장 열기가 가장 빠르게 식고 있는 곳은 시애틀 지역이다. 

아마존 특수로 지난해까지 가파르게 오르던 주택 가격이 올 들어 수년 만에 처음으로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아마존 직원인 켈리 랜들은 시애틀 주택 시장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몸소 체험하고 있다. 랜들은 최근 리모델링이 실시된 콘도를 팔기 위해 매물로 내놓았다.

리스팅 가격은 그녀의 친구가 지난해 같은 건물에 구입한 콘도 가격인 61만 5,000달러보다 훨씬 낮은 53만 9,000달러다. 콘도를 내놓은지 4개월째지만 제출된 오퍼가 없어 무려 네 차례나 가격을 내렸다. 하지만 관심을 보이는 바이어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어 랜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집을 내놓은 타이밍이 안 좋았던 것 같다”라는 랜들은 “다소 절망적”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 서부 해안가 도시 바이어스 마켓 전환

봄철 성수기를 앞둔 주택 시장에 수년 만에 처음으로 셀러와 바이어 간 전세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셀러스 마켓에서 바이어스 마켓으로의 전환 현상이 가장 뚜렷한 지역은 한때 주택 시장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서부 해안가 도시들이다.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남가주 해안가 도시와 덴버 등의 지역에서는 올 들어 바이어 간 구입 경쟁이 사라지고 팔리지 않는 기간이 늘어나는 등 주택 시장 정체 현상이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주택 시장 열기를 이끌었던 서부 대도시에서 최근 주택 가격 정체 현상이 나타나면서 주택 시장 침체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부지역 주택시장 정체 현상은 지난해 급등한 모기지 이자율, 첨단주 하락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무엇보다도 지나치게 급등한 주택 가격 때문에 주택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 일부 부유층을 제외한 구입자들은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부 대부분 지역의 주택 가격은 주택 시장 침체 이후 약 2배 이상 올랐지만 같은 기간 소득은 주택 가격 상승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로렌스 윤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가격과 소득 수준 간 심각한 불균형이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 ‘무게중심’은 이미 바이어 쪽으로

결국 주택 가격 둔화 현상과 함께 한동안 극심한 부족 현상을 보였던 매물량이 늘어나면서 주택 구입자들은 수년 만에 처음으로 매우 유리한 주택 시장을 맞이하고 있다. 반면 주택 시장에서의 주도권이 바이어로 넘어가면서 지난해와 확 바뀐 주택 시장 현실에 놀라는 셀러들은 늘고 있다. 

인터넷 부동산 정보 업체 트룰리아의 필리페 샤콘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의 무게 중심이 다른 한쪽으로 이동할 때 나타나는 현상”들이라며 주택 시장의 변화를 설명했다.

시애틀 주택 시장이 현재 이 같은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마존 특수로 시애틀 지역의 단독 주택 중간 가격은 2012년 이후 약 56만 달러로 2배 이상 치솟았다. 시애틀은 고소득자들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복수 오퍼 현상이 일반화됐고 바이어 보호 조항인 컨틴전시 포기 현상까지 만연한 전형적인 셀러스 마켓이 지속됐다.

그런데 최근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애틀이 위치한 킹 카운티의 단독 주택 평방피트 당 중간 가격은 지난 1월 전년대비 약 3%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2012년 이후 처음 나타난 가격 하락 현상이다. 시애틀 메트로 지역에 나온 매물 중 지난 1년간 가격을 내린 리스팅은 전체 중 약 6분의 1로 역시 전년도 기간에 비해 2배나 늘어난 수치다.

■ 자신감 얻는 바이어

확 바뀐 주택 시장 모습에 바이어들도 놀라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시애틀로 이주한 아마존 직원 헥터 페레즈와 부인은 퀸 앤 지역에 나온 매물에 오퍼를 제출하기로 결심했다. 시장에 나온 지 반년이 지나 이미 리스팅 가격이 약 16만 달러나 인하된 매물로 오퍼를 처음 제출했을 때 셀러 측과 약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있었다.

셀러 측이 홈 인스펙션을 5일 내에 끝낼 수 있겠느냐고 다소 까다로운 조건을 들고 나왔을 때 페레즈와 부인은 기간을 10일 미만으로 줄이면 오퍼 제출을 포기하겠다고 조심스럽게 엄포를 놓았다. 페레즈는 “조심스러웠지만 셀러가 곧바로 동의했다”라며 “기대치 않았던 주도권이 있음을 알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 남가주 주택 거래 11년래 최저

가주와 덴버 지역의 주택 시장 역시 열기가 식어가기는 마찬가지다. 시장 조사 기관 코어로직에 따르면 지난 1월 남가주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주택 거래는 11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을 정도다.

포틀랜드와 덴버 지역에서는 지난해 주택 가격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전혀 떨어질 것 같지 않던 실리콘밸리의 주택 가격도 지난해 드디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구글과 애플 본사가 위치한 샌타 클라리타 카운티의 주택 가격은 2017년 무려 약 27%나 급등했지만 지난해 4분기 약 1%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준 최 객원기자>

서부 해안가 고급 주택시장 열기 식었다
서부 해안가 고급 주택시장 열기 식었다

서부 해안가 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시장 정체 현상이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 다운타운 시애틀.         <AP>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미션아가페 부활절 맞아 히스패닉에 나눔 행사
미션아가페 부활절 맞아 히스패닉에 나눔 행사

둘루스 히스패닉 지역에 음식 박스 홈리스 봉사단체 미션아가페(대표 제임스 송)가 부활절을 맞아 지난 28일 뷰포드 하이웨이와 둘루스 하이웨이가 만나는 히스패니닉 지역에 음식 박스

나상호 애틀랜타 한인노인회장 별세
나상호 애틀랜타 한인노인회장 별세

한인노인회장 15년 역임31일 오후 3시 장례식 나상호(사진) 애틀랜타 한인노인회장이 28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나 회장은 열흘 전 호흡곤란 증세로 둘루스 노스사

"웨딩 촬영" "연인 보는듯"…마크롱·룰라 사진에 온라인 '와글' 화제
"웨딩 촬영" "연인 보는듯"…마크롱·룰라 사진에 온라인 '와글' 화제

브라질 국빈방문 마크롱, 룰라와 '브로맨스'…아마존 찾아 협력 합의룰라 브라질 대통령(좌)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브라질 대통령실 제공>브라질을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김환기 전면점화 서울옥션 경매서 50억원에 팔려
김환기 전면점화 서울옥션 경매서 50억원에 팔려

낙찰총액 114억원…서울옥션 "1년4개월여만에 낙찰총액 100억 넘어"김환기 '3-V-71 #203', oil on cotton, 213.3×152.6cm, 1971<서울옥션

한인 일식당 업주, 남편 친구였던 스시맨에 피살
한인 일식당 업주, 남편 친구였던 스시맨에 피살

용의자 분신 시도 후 체포숨진 박희정(왼쪽)씨와 용의자 진성호씨.<폭스2> 용의자가 도주 차량 안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몸에 불을 붙이는 장면. <폭스2> 미시

다리 붕괴 ‘충격파’ 장기화… 물류·일자리 비상
다리 붕괴 ‘충격파’ 장기화… 물류·일자리 비상

다리 복구에 수년 가능성항구 재개방은 덜 걸릴 듯  볼티모어 항으로 들어가는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가 붕괴된 가운데 한 구조·수속 상선이 28일 사고 컨테이너선을 지나가고 있

이제 뉴욕 가면 차량 교통혼잡세 내야
이제 뉴욕 가면 차량 교통혼잡세 내야

맨해턴 도심 진입시 징수   뉴욕 맨해턴 도심 진입 차량들에 교통혼잡세가 징수될 전망이다. 맨해턴 42번가에 차량들과 보행자들이 뒤엉켜 혼잡한 모습. [로이터]  뉴욕 메트로폴리탄

‘뉴욕증시 거품’ 경고음 잇따라… 2분기 조정 임박
‘뉴욕증시 거품’ 경고음 잇따라… 2분기 조정 임박

전문가 61% “위험관리” 조언‘버핏 지표’ 약세 전환 신호  최근 연이어 사상최고를 경신하고 있는 뉴욕증시의 조정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의 모습.

동문자녀 특례입학 혜택…프린스턴대 유지키로

프린스턴대가 동문 자녀 특례입학 제도 ‘레거시 어드미션’을 계속해서 유지키로 했다. 프린스턴대 이사회는 27일 레거시 어드미션 유지 등을 포함한 학부 입학전형 정책 심의 결과를 승

“정부 기관에 ‘AI 부작용 방지 안전장치’ 의무화

백악관, 새 정책규칙 발표 백악관이 28일 인공지능(AI)을 업무에 활용하는 정부 기관들에 AI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안전장치를 의무적으로 마련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