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대입부정 수법과 여파



12일 터져나온 초대형 대학 입시부정 스캔들(본지 13일 A1면 보도)의 중심에는 오렌지카운티 뉴포트비치의 대입 컨설팅 회사인‘엣지 칼리지 앤 커리어 네트웍(Edge College & Career Network)의 설립자 윌리엄 릭 싱어가 있다. 이날 연방 검찰 발표에 따르면 이번 입시부정의 주모자인 싱어는 ▲뇌물 제공 ▲대리 시험 및 성적 조작 ▲스포츠 등 과외활동 경력 조작 등의 치밀한 수법으로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입시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부정 어떻게 이뤄졌나

싱어는 지난 2012년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뉴포트비치 인근에 더 키월드 파운데이션(The Key World Foundation·KWF)으로도 불리는 엣지 컬리지 앤 커리어 네트웍 대입 컨설팅 회사를 설립해 자녀의 대학 입시를 컨설팅 받고자 하는 고객들에게 적게는 수만달러에서 많게는 수백만달러 상당의 돈을 받아 스포츠 특기자 전형의 부정 입학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대입 부정 과정은 학부모들이 싱어에게 돈을 입금하면, 싱어가 각 대학 운동부 코치 및 SAT·ACT 등 대학입학시험 관리자들에게 돈을 송금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싱어에게 돈을 받은 SAT·ACT 등 대학입학시험 관리자들은 싱어가 부탁한 학생들의 SAT·ACT 성적을 조작하는데 가담했고, 대학의 운동부 코치들은 학생들의 허위기록이 난무한 지원서를 눈감아 주며 체육 특기자 전형으로 학생들의 대학 합격을 승인했다. 

특히 싱어에게 자녀들의 부정 입학을 의뢰한 부모들 대다수가 연예인, 로펌 대표, 기업체 CEO 등으로 사회적 부유층들이었다.


◇파문 확산

이번 입시부정 스캔들 파문 여파로 UCLA, USC, 스탠포드 등 연관 대학들은 해당 코치를 해고하고 자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USC는 12일 성명을 통해 “전국적인 입시 부정 스캔들과 관련해 USC 측은 수사기관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으며, 대학이 수령한 기금들을 확인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과 연루된 도나 하이넬 스포츠 부디렉터와 조반 바빅 워터폴로 코치는 해고됐다”고 밝혔다.


◇학생·학부모들 우려 

한인 학생들과 학부모들 또한 이번 입시부정 스캔들 여파로 대학의 합격자 발표 일정에 지장이 생길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번 스캔들에 포함된 일부 대학 측은 스포츠 특기 지원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입학사정 과정을 재심사할 것이라며 관련 지원자들의 결과 발표가 예정보다 2주 정도 지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LA 한인타운의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공정하지 못한 대학 입시에 분노를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으로서는 대학 합격자 발표 일정에 변동사항이 없어 한인 학생들의 피해가 없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드러난 입시비리 사례들


예일대  지난 2017년 11월 한 학부모는 싱어에게 120만달러를 지불하고, 그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자녀가 남가주의 한 축구팀의 주장으로 활동했다는 허위 사실을 기재한 지원서를 예일대에 제출했다. 예일대의 루돌프 메러디스 여성 축구팀 코치는 싱어에게 40만달러의 뇌물을 받고 해당 학생을 합격시켰다.


스탠포드대  지난 2017년 가을 싱어는 11만달러를 스탠포드 조정 프로그램 계좌로 송금하고, 고객의 자녀 1명의 지원서를 허위 작성해 스탠포드 조정팀에 합격시켰다. 이후 이 학생이 다른 학교로 진학하기로 결정하자 싱어는 50만달러, 16만달러를 추가 송금하며 향후 스탠포드 조정팀에 다른 학생들의 합격을 약속받았다.


USC  싱어는 USC 축구팀 코치 두 명에게 35만달러를 지불하고 자신의 고객 4명의 자녀를 USC에 합격시켰다. 또 USC 워터폴로팀의 은행 계좌로 돈을 송금해 2명의 학생을 워터폴로팀에 합격시키고, 워터폴로팀 코치의 자녀가 다니는 사립학교 등록금을 지불해준 댓가로 향후 USC 워터폴로팀에 자신의 고객들의 자녀 입학을 사전에 허가받았다.


UCLA  지난 2016년 싱어는 10만달러를 UCLA 축구팀 코치에 의해 운영되는 스포츠 마케팅 회사 은행 어카운트로 송금하고 학생 1명을 UCLA 여성 축구팀에 합격시켰다. 


SAT 성적 조작 여배우 펠리시티 허프만은 딸의 SAT 시험 정답을 고쳐 성적을 올려주고 SAT 시험을 시간제한 없이 치르게 해주는 댓가로 시험 관리자에게 1만5,000달러를 지불했다. 실제로 2017년 12월 SAT를 치른 허프만의 딸은 첫 시험성적 보다 무려 400점이 오른 1,420점을 받았다. 또 뉴욕 소재 로펌 대표 고든 캐플런은 자신의 딸이 치른 ACT 시험의 정답을 고쳐 성적을 올려주는 댓가로 브로커에게 7만5,000달러를 지불했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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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수사국(FBI)과 연방 검찰 관계자들이 12일 보스턴에서 이번 입시부정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