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국인 망명신청자 2,550명

“대부분 미국서 난 이민자 자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의 여파로 지난해 캐나다에서 망명신청을 한 미국인은 전년보다 6배 이상 늘었다.

17일 CNN방송은 캐나다 이민부 자료를 인용해 작년 캐나다에 망명신청을 한 미국인은 2,550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2016년 미국인 망명 신청자는 395명에 그쳐 1년 만에 6배 이상 늘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미국인의 캐나다 망명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캐나다 망명 신청자 가운데 아이티 출신이 7,785명으로 가장 많았고, 나이지리아가 6,005명으로 뒤를 이었다. 미국은 이들 나라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망명 신청자를 배출한 나라였다.

미국에서는 올해도 지난 8월 말까지 1,215명이 캐나다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캐나다 연방경찰은 자국에 망명을 신청한 미국 국적자의 80∼85%가 아이티 출신이며 이들의 상당수가 미국에서 아이티 국적자 사이에 태어난 자녀로, 부모와 함께 캐나다로 건너온 이들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이민국 대변인은 "망명을 신청하는 미국 시민권자 대다수가 미국에서 다른 나라 국적을 가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이들"이라며 "미성년자들은 통계상으로는 미국 시민권자로 나타나지만 대부분 아이티나 나이지리아 국적의 성인과 동행한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미국에 거주하던 아이티와 나이지리아 국적자들이 캐나다로 망명길에 오르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으로 그동안 누려온 '임시보호 지위'(TPS)를 잃고 추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TPS는 미국 내 이주민들이 자연재해나 분쟁으로 불안정해진 본국으로 추방되는 사태를 막으려고 1990년 도입된 인도주의 제도다. 아이티 국적자들에 대한 TPS는 지난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직후 적용되기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내 수단, 엘살바도르, 아이티, 니카라과 이주민에 대한 TPS 프로그램 폐지 수순에 나섰지만, 연방법원이 일시적으로 제동을 건 상태다.

지난해 캐나다 이민부 관계자는 "캐나다에 오고 캐나다에 망명신청을 한다고 해서 캐나다 영주권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