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신고 사면 프로그램 종료

법률·세무 전문가 도움 받아야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 금융계좌를 둔 납세자가 이를 자발적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운영돼 온 ‘해외금융계좌 자진신고 사면 프로그램’(OVDP: Offshore Voluntary Disclosure Program)이 지난달 말로 종료됐다.

이로써 신고할 방법은 유일하게 ‘해외금융계좌 자진신고 간소화’(SFCP: Streamlined Filing Compliance Procedure) 방식이 남게 됐는데 전문가들은 지난해 보유한 해외 금융계좌들의 잔액 합계가 1년중 한 번이라도 1만달러를 초과했다면 자진신고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방국세청(IRS)에 따르면 OVDP는 지난달 28일로 종료됐고 현재 한시적으로 SFCP가 운영 중이다. 지난 2009년 도입된 OVDP는 형태를 달리하며 9년여간 운영돼 신고불이행에 따른 민사상 벌금을 경감하고 형사상 처벌을 면제해줬다.

즉, 신고하지 않은 해외계좌나 해외자산에서 발생한 소득이 있다면 이전 8년간의 소득세 신고를 통해 벌금까지 낮출 수 있는 방편으로 활용됐다.

예를 들어 6년간 10만달러의 해외계좌를 신고하지 않은 경우 1970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해외금융자산신고제(FBAR: Report of Foreign Bank and Financial)에 근거하면 벌금은 총 60만달러지만, OVDP를 통해 신고하면 벌금액은 5~27.5%가 적용돼 매년 5,000~2만7,500달러로 경감됐다.

이전 제도에 비하면 유리한 조건이지만 여전히 최고 27.5%의 벌과금 부담이 크게 작용해 미국 시민권자 등이 시민권을 포기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까지 제기됐다.

여기에 2011년 1만8,000여건으로 고점을 찍은 뒤 감소해 지난해 약 600건으로 신고자 숫자가 급감한 저조한 활용 실적도 OVDP가 종료된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이렇듯 OVDP 종료에도 불구하고 아직 자진신고를 하지 않은 납세자들이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은 남아 있다. 벌과금 기준을 잔액의 최고 27.5%로 적용했던 OVDP 대신 5%로 낮춘 SFCP로 구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에 거주하며 해외금융계좌 신고를 하지 않은 납세자 중 SFCP 신청 자격요건이 되려면 ▶직전 3년간 미국 세무신고를 했고 ▶해외금융계좌로부터 나온 소득을 이런 세무신고서에 보고하지 않았지만 ▶이런 위반이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의도에 의한 것이 아닌 경우여야 한다.

핵심은 신고 위반에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JC 앤 컴퍼니의 정용덕 대표변호사는 “상당수 한인들은 해외계좌신고 의무를 몰랐기 때문에 지금껏 신고를 못한 비고의적인 위반자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며 “사면을 받기 위해서는 비고의성을 증명할 서류를 첨부해야 하는데 법률 및 세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새로운 활로로 제시된 SFCP도 서둘러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2012년 신설돼 2014년 개정된 SFCP에 대해 IRS는 별도의 시행기간을 확정하지 않아 언제라도 폐지될 수 있는데 이마저도 사라지면 위반자들은 적발시 높은 벌과금과 형사적인 처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류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