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구입 과정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그러나 주택 거래 절차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 고객들은 에이전트만 탓하기 쉽다. 일부 바이어들은 담당 에이전트의 경력이나 지식을 문제 삼아 주택 구입 실패의 탓을 모두 에이전트에게 돌리려고 한다. 바이어들의 ‘남탓’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패의 진짜 원인이 바이어 자신일 때가 많다. 바이어들의 불필요한 언행이나 사소한 실수가 주택 거래를 망치는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리얼터 닷컴’이 에이전트를 민망하게 만드는 고객 유형을 에이전트들의 입을 통해 들어봤다.

 

집을 보러가서 물건을 마음대로 만지는 행위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계 없음.                                <AP>
집을 보러가서 물건을 마음대로 만지는 행위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계 없음. <AP>

 

집 보겠다고 약속 잡아놓고 안 나타나면 곤란

무조건 집값 깎기만 하려는 바이어들도 문제

 

■ 물건에 손대지 말고 집만 봤으면

집을 보러 가서 마치 미래의 ‘우리 집’에 온 것처럼 상상하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상상에만 그쳐야지 셀러의 물건에 손을 대는 행위는 해서는 안된다. 기타 연주 실력이 얼마나 뛰어난 지 모르겠지만 셀러의 애장품으로 보이는 명품 브랜드 기타를 마치 자기 것인 냥 연주하는 고객이 있었다.

기타를 조금이라도 안 다면 ‘셀러가 소장한 기타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 지도 알텐데’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만약 기타가 조금이라도 훼손된다면 주택 구입은커녕 엄청난 금액을 배상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으면 좋겠다. - ‘애실리 스미스’, 리얼티 어소시어츠(텍사스).

 

■ 매물 점검은 홈 인스펙터를 통해서만

마치 홈 인스펙터가 된 것처럼 집을 ‘정밀 진단’하려는 바이어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집을 보여주는 데 바이어가 샤워 룸으로 기어코 들어갈 때부터 불길한 기운이 감지됐다. 샤워기의 수압을 점검하고 싶다는 바이어가 샤워 손잡이를 돌려 물을 트는 순간 손잡이 떨어져 나간 것.

바이어의 희망 대로 수압이 높아 샤워기에서 물이 콸콸 쏟아졌지만 손잡이가 떨어지는 바람에 물을 잠글 방법이 없었다. 결국 욕실 바닥으로 물이 넘쳐흐르는 대형 사고로 번지고 말았다. 수압 점검도 좋지만 거래가 체결된 뒤 홈 인스펙터를 통해 적절한 점검을 실시했더라면 좋았을 뻔했다. - ‘찰리 파노프’, 트리플민트 리얼에스테이트(뉴욕).

 

■ 늦을 거면 시간 약속은 왜 하나

집을 보기로 한 시간에 한두 번 늦는 것쯤은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매주말 집을 보자고 시간 약속까지 해놓고 매번 늦게 나타나면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다른 고객과의 약속이 없는 날이라면 한두 시간 늦어도 ‘내 고객을 위해서’라는 생각으로 기다릴 수 있다. 에이전트가 기다려서 향후 주택 거래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문제가 없지만 결과는 반대라는 것이다.

한두 시간씩 밥 먹듯 늦는 바이어를 적절한 구입자로 생각할 셀러는 많지 않다. 더군다나 바이어가 오기 전 집을 깔끔하게 청소하고 잠시 나갔다 올 계획이었던 셀러는 바이어의 지연으로 자신의 일정까지 변경해 야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결국 집이 마음에 들어 오퍼를 제출해도 시작부터 거래가 삐걱거릴 가능성이 크다. - ‘르네이 브라운’, 리얼 에스테이트 원(미시건).

 

■ 궁금하다면 에이전트 통해서 질문했으면

집을 보다 말고 난데없이 멀쩡한 카펫을 뜯는 바이어 때문에 황당한 경험을 했던 적이 있다. 이유인즉슨 카펫 아래에 자신이 원하는 나무 바닥이 깔려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는 것. 카펫 아래 뭐가 있는지 궁금해서 카펫 모서리를 뜯어봤다는 이유 같지 않은 황당한 이유로 에이전트는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에이전트를 통해서 셀러 측에게 물어봐도 될 것을 사려 깊지 못한 행위로 바이어는 물론 에이전트까지 책임을 물게 됐다. - ‘애실리 스미스’, 리얼티 어소시어츠(텍사스).

 

■ 강아지는 산책할 때만

애완동물을 키운 집에 거부감을 느끼는 바이어가 많다. 숨길 수 없는 냄새가 싫고 일부 바이어는 앨러지 반응까지 일으키기 때문이다. 

애완동물에 대한 거부감은 셀러도 마찬가지다. 한 번은 집을 보러 가면서 애완견을 데리고 온 바이어 때문에 일어난 일을 평생 잊을 수 없다. 애완견과 함께 온 것까지는 좋았는데 셀러도 애완견을 키우고 있었던 것.

마침 바이어가 편안히 집을 보라고 셀러는 애완견과 함께 외출한 상태였지만 바이어의 애완견이 셀러 애완견의 냄새를 맡고 흥분하기 시작했다. 마구 짖어대며 이리저리 날뛰더니 결국 영역 표시를 하기 위해 소변을 보고 말았다. 소변을 치우는 것은 둘째치고 셀러가 사실대로 말하기가 너무 민망스러웠다. - ‘션 브라이어’, 브라이어 홈 바이어스(조지아).

 

■ 용변은 제발 다른 곳에서

화장실 사용이 정말 급하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집을 다 볼 때까지 조금 참아줬으면 한다. 셀러의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은 일면식도 없는 낯선 사람이 남의 집 화장실 사용을 부탁하는 것과 같다. 여러 이유로 낯선 사람에게 선뜻 화장실 문을 열어줄 사람은 많지 않다.

셀러가 집에 없을 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조심해도 화장실을 사용한 흔적이 남기 때문에 집에 돌아온 셀러의 기분을 좋지 않게 할 수 있다. 자신의 집에서 용변을 해결하거나 공공 화장실을 사용한 뒤에 집을 보러 오라고 부탁하고 싶다. - ‘애실리 스미스’, 리얼티 어소시어츠(텍사스).

 

■ 너무 저렴한 바이어

가격을 최대한 낮게 구입하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깎아도 정도껏 깎아야지 가격이 터무니없이 낮은 오퍼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하는 바이어는 정말 난처하다. ‘헐값 오퍼’를 강요하는 바이어를 대비해 고객이 원하는 집과 비슷한 조건으로 낮은 가격에 팔린 집을 먼저 알려주곤 한다. - ‘브렛 아리 피셔’, 리앤어소시어츠 레지덴셜(뉴욕).

오퍼를 제출할 때 가격만큼 중요한 것이 ‘디파짓’(Earnest Money Deposit) 금액이다. 디파짓 금액에 따라 주택 구입에 대한 바이어의 의지가 대변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디파짓 금액이 너무 낮으면 셀러가 바이어의 구입 의지를 의심하게 되고 오퍼 가격이 높아도 거래 체결 가능성은 디파짓 금액만큼 낮아진다. 

디파짓 금액을 낮게 제시한 바이어는 거래 도중 계약을 취소할 위험이 높은 바이어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했으면 한다. - ‘얼 화이트’, 하우스 히어로스(플로리다).

 

■ 변덕이 죽 끓듯 한 바이어

홈 인스펙션 결과가 어떻든 신경 쓰지 않겠다며 안심시켰던 바이어가 있었다. 손재주가 좋기 때문에 웬만한 고장은 직접 고칠 수 있다며 에이전트에게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는 당부까지 했다. 홈 인스펙션에서 발견되는 고장은 전부 다 셀러가 수리를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을 오퍼에 포함시키라며 에이전트를 다그치기까지 했다. 에이전트는 “처음부터 진작 그렇게 말했으면 당황하지 않고 오퍼를 준비했을 텐데 태도가 갑자기 바뀔 수 있을 까”라며 혀를 끌끌 찼다. - ‘르네이 브라운’, 리얼 에스테이트 원(미시건).

 

■ 집 하나만 더 봅시다

바이어라면 누구나 각자가 원하는 조건을 갖춘 드림 홈을 구입하기 원한다. 부동산 에이전트의 중요한 임무도 바로 바이어가 찾는 조건의 주택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원하는 조건을 다 갖춘 집을 찾아서 보여주기까지 했는데 바이어의 입에서 ‘더 나은 조건의 집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라는 말이 나오면 정말 허탈하다.

‘내가 꾸물거리는 사이에 애써 찾은 집을 다른 바이어가 먼저 낚아 채면 어떨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다른 바이어에게 뺏겨서는 안 될 것 같다고 생각되면 지체 없이 오퍼를 제출해야 한다.  - ‘브렛 아리 피셔’, 리앤어소시어츠 레지덴셜(뉴욕).

<준 최 객원기자>